대북제재 방향 두고 한미간 조율되지 않았다는 시선도 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강경화 외교장관의 '5·24 제재' 해제 검토 발언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공감신문] 지난 10일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5.24조치 해제 발언으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적극적으로 해당 발언에 제동을 거는 양상으로, 대북제재를 두고 한미 간 조율이 되지 않았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5.24조치에 대해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의와 지적이 반복되자 강 장관은 “관계부처로서는 늘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표현을 바꾸며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2018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강 장관의 발언에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해제 검토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의도가 한국의 독자 대북제재 해제는 미국이 허락할 때에만 이뤄질 수 있다는 내용으로 파악하고 보도했다.

이미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대북제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기간 중에도 유엔총회에서 대북제재 유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완화는 비핵화를 뒤따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매우 분명히 해왔다”며 “그 지점에 빨리 도달할수록 미국은 더 빨리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에 대해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제동은 자칫 한미 간의 대북전선이 약화될 경우 완전한 비핵화란 목표 달성의 ‘최대 압박’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북제재를 두고 한미가 조율이 되지 않은 상태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계속 대북제재 유지를 주장하는, 반면 한국은 공동선언문에 남북교류를 명시하는 등 대북제재 완화 쪽으로 향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남북 간의 관계개선 속도가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속도를 앞질러 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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