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ight Forward CEO
기업 해외진출의 중심, 한국 수출입은행
 
투명함을 바탕으로 직원들과 신뢰형성
앞으로 우리는 한국 수출입은행의 행보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한국 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은 김용환 은행장의 취임 이후 빠른 시간 내에 UAE 원전과 같은 굵직한 현안들을 해결하며 현재 대한민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에 든든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은행 등 8개 시중은행과 ‘해외 프로젝트 금융지원 협력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국내 상업은행들이 대규모 해외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었다. 이와 같은 수은의 역동적인 활약상들은 김 은행장의 창의적인 리더십 발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랜 기간 금융감독위원회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 온 그는 당시의 경험을 십분 활용해 어떤 어려운 안건들도 두려움 없이 해결할 수 있었다.
또 생각하는 리더, 행동하는 리더로서 수은의 새로운 가치와 목표설정에 힘을 쏟고 있다. 공기관의 수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젊고 활기차 보이는 외모를 가진 김 은행장은 그 비결로 즐겁게 일하는 것을 꼽았다. 일은 일대로 하고 스트레스는 따로 해소하려는 생각 대신에 최선을 다해 일을 하는 그 자체로 힘을 얻는다는 그. 아직도 할 일이 너무나 많아 즐겁다며 호탕하게 웃는 김 은행장에게 그만의 경영철학과 수은의 비전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그와의 대담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오랜 기간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위원회에서 활약하시다가 한국수출입은행의 수장으로 취임하셨는데요, 그간의 소회를 전해주신다면.
“구정 바로 다음날인 2월 7일자로 은행장에 취임하자마자 불거진 UAE 원전 등 굵직한 현안들을 해결하고 중장기적 경영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바삐 뛰다 보니 근 100일이 지났고, 계절적으로도 겨울과 봄을 보내고 벌써 여름의 초입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변화는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결별에서 시작한다고 하지만, 수출입은행장이라는 자리는 사실상 공직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과거나 지금이나 공직자로서의 마음가짐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다만, 기관장으로서 매일매일 다양한 의사결정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저의 판단이 작게는 직원과 그 가족에게 크게는 고객기업은 물론 국가경제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달라진 책임감의 무게를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지난 4월 23일에는 전 임직원들과 등산도 다녀오고, ‘Happy Virus’라고 바삐 일하는 사무실을 짬짬이 방문하여 간식도 함께 먹으면서 친해지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제 ‘수은가족’이라는 단어가 생경하지가 않고 수은가족의 일원이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지난 4월 28일에 국민은행 등 8개 시중은행과 ‘해외 프로젝트 금융지원 협력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셨는데요, 의의와 기대효과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의 특성상 리스크가 크고 대출기간이 길어 국내 상업은행들은 수출입은행이 추진하는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의 참여가 그 간 현실적으로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세계적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보다 활성하기 위해선 정책금융기관은 물론 상업금융기관의 적극적 금융지원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국내 4대 금융지주회사인 국민과 우리, 신한, 하나은행은 물론 기업과 외환, SC제일, 씨티은행과의 ‘해외 프로젝트 금융지원 협력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됐습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수출입은행은 과거 다수의 해외 프로젝트 지원경험을 살려 국내 상업은행들이 향후 수출입은행이 지원하는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따라서 국내 상업은행들의 글로벌 금융경쟁력을 제고하고, 궁극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 사업 진출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출입은행은 이번 업무협약이 실제 선진금융기법 개발 및 해외 프로젝트 공동지원으로 이어지도록 신설된 ‘사업총괄본부’를 통해 시중은행들과 인력교류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최근 베트남 메콩강 ‘밤콩교량 건설사업’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2억 달러를 지원키로하는 차관공여계약을 체결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공적개발원조(ODA) 및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역할과 의의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지난 5일 AD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방문했던 하노이에서 베트남 메콩강 ‘밤콩교량 건설사업’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2억달러를 지원키로 하는 차관공여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메콩델타 지역은 베트남 쌀 생산량과 수출량의 각각 50%, 80%를 공급하는 핵심 농업생산 지역이지만, 열악한 교통인프라가 경제성장·개발의 주요 애로사항으로 작용해 왔습니다. 대외경제협력기금 지원 사상 역대최대규모로서 동교량이 완공되면 호치민에서 최대곡창지대인 메콩델타지역에 이르는 최단거리 교통망이 구축되어 화물운송시간이 최대3시간까지 단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를 통해 베트남의 주력 수출품목인 쌀(세계 3위 수출국)의 안정적 운송이 가능해지고, 메콩강 인접국과의 교역 활성화 및 관광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외경제협력기금은 이처럼 도로, 교량, 전력, 상하수도, 병원, 학교 등 개도국 경제개발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장기저리의 차관 형식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개도국 입장에서 인프라 건설 사업이 자국 경제 발전을 견인하는데 필수적이지만, 통상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어 무상으로 지원하기에는 부담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장기저리의 차관방식인 EDCF는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완공 이후 인프라 운영수익으로 원리금 상환이 용이하기 때문에 개도국의 경제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또한, 우리나라가 과거 선진국에서 받은 원조자금을 인프라 구축에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경제개발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만큼 원조수혜 및 개발경험을 개도국에 함께 전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EDCF 지원을 통한 인프라 구축사업 등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기업의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아 해당국에서 후속 사업의 참여 기회가 확대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매년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좀 상세히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출입은행은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역사회의 소외 계층을 배려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2007년 이후 당기순이익의 1% 이상, 임직원의 급여끝전 등을 재원으로 저소득층 및 신소외계층 등을 위해 다양한 방식의 지원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해 임직원의 60% 이상이 양로원·장애인시설·1사1촌 농촌 등을 방문하여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저도 수출입은행 임직원으로서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 대외거래 전문은행으로서 국제 NGO를 통한 개도국 개발사업 후원 및 다문화가족의 국내정착지원 사업을 적극 실시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상황이 열악한 지방 거주 결혼이주여성 및 자녀 지원을 위해 도서관·공부방 등 교육시설 확충을 집중 지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수출입은행은 2010년 광주·부산·강원 홍천·전북 부여 등 4개 시·군에 다문화도서관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수출입은행 직원들만이 지닌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한 전략적 사회공헌 활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재정기부는 물론 금융권 최초로 2010년 7월 프로보노(시민 또는 기업이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등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자신의 전문성을 기부 봉사하는 활동) 봉사단을 출범시켰습니다. 회계사 등 전문 지식을 보유한 23명 직원이 사회적 기업 앞 마케팅, 전략, 재무, 통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회적 기업 육성을 적극 지원 중입니다.”
 
 
-은행장님의 경영철학이 궁금합니다.
“은행장의 의사결정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직원에서부터, 고객기업, 나아가 국가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성과 적시성의 조화가 핵심입니다. 나름대로의 준거점으로 신뢰, 현장경험, 스피드, 소통 이 네 가지 핵심가치를 경영정책의 나침반으로 삼고 있음. 현장경험을 예로 들자면 최근 여신제도를 개정함에 있어 데스크에서 바로 결정하기 보다는, 수혜자인 기업의 의견을 수렴한 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어 설문조사 후 규정을 개정하도록 지시한 바 있습니다. 요즘은 특히 ‘스피드’를 자주 강조하고 있는데, 지나치게 완벽을 기하다 보면 자칫 타이밍을 놓쳐 그 효과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에 다소 부족한 내용이라도 함께 토론하고 협력하여 신속히 올바른 방향을 잡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또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평소 자신의 업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상하간, 본부간, 부서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내부의 정보 흐름 채널에 막힘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향후 한국수출입은행의 비전이 궁금합니다.
“수출입은행이 설립되었던 1976년 당시 우리나라 수출규모는 100억 달러가 채 못 되었는데, 지난해 4천7백억 달러로 세계 7위 수준에 올라서는 등 지난 35년간 국격 상승과 함께 수출입은행의 역할과 위상 또한 크게 제고되었습니다. 지난 35년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수출입은행 업무를 벤치마킹해 온 입장이었다면, 앞으로는 선진국 수출입은행과 대등한 위치에 서서 개도국 금융기관들에게 롤 모델의 역할을 적극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해외 프로젝트 발주의 대형화 추세에 발맞추어 정책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이 중심이 되어 외국 ECA 및 IB 등을 참여시키는 등 Financing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오는 7월 창립 35주년에는 혁신적인 조직정비와 함께 모든 임직원이 공유할 수 있는 중장기 경영전략과 비전을 선포할 예정입니다. 주요 내용은 수출입은행을 글로벌 프로젝트금융의 핵심 플레이어로 육성시켜 나간다는 비전인데, 지난 35년간 축적된 노하우와 전문성, 경험 등을 총체적으로 융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아울러 한·일 양국 간 제3국 공동 진출 금융지원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해외 네트워크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계획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김용환 은행장>
-1952년 4월 8일 출생
-서울고등학교
-성균관대 경제학과 학사
-미국 Vanderbilt 대학 경제학 석사
-경희대 경영학 박사
-행정고시 23회 합격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現 한국수출입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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