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강란희 칼럼] “다중채무자, 재기의 꿈은 꿈으로 끝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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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강란희 칼럼] “다중채무자, 재기의 꿈은 꿈으로 끝나는 것일까?”
  • 강란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1.22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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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정말 나라님도 구할 수가 없을까?”

“다중채무자들도 다시 재기해서 경제활동도 하고 소비도 하며 
새로운 꿈을 꿀 수는 없을까?”

[공감신문] 강란희 칼럼니스트= 사회가 발전하면서 먹을 것, 입을 것 등이 풍부해 지면서 온갖 짓을 다 하고 살아가는가 하면, 사회의 한 모퉁이 사람들은 먹고사는 문제로 목숨을 끊는다. 그것도 예전과 달리 가족 단위로 집단 죽음 말이다.

지난 11월 9일 일본 아키타 국제교양대학에서 열린‘ 2019 제10회 동아시아 금융피해자 교류회’에 참석한 각국의 대표단 모습. 사진=한국금융피해자협회 제공
지난 11월 9일 일본 아키타 국제교양대학에서 열린‘ 2019 제10회 동아시아 금융피해자 교류회’에 참석한 각국의 대표단 모습. 사진=한국금융피해자협회 제공

다시 말하면 한쪽은 쓰고 먹고 놀고 마시고 해도 모든 것이 넘쳐나지만 또 다른 음지에서는 먹을 것 입을 것 쓸 것 등 머무를 곳조차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말이다. 더구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빚의 덫에 걸려 쪼들리는 생활과 더불어 매일같이 채권자에게 쫓기는 숨 막히고 숨죽이는 나날을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어떤 이는 이리저리 쫓겨 다니면서도 새로운 재기를 꿈꾸며 마지막으로 “개인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기대본다. “법원도 가진 것 없는 우리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나 봅니다. (우리가) 대충해도 되는 사람인지? 모르겠으나 우리에게는 인격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개인파산을 신청한 A씨의 말이다.

또 다른 B씨 “나는 유흥도 도박도 모릅니다. 하지도 보지도 가지도 않았습니다. 오직 저(자신은) 일을 열심히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과도한 이자와 이곳저곳의 생활자금이 겹치다 보니 이 지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나는 내가 가진 기술을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심정으로 여기(파산법원)에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런데 (파산)관재인은 나를 사해행위(詐害行爲) 자로 몰고…. (이하생략)” 다중채무자의 이야기다. 

다중채무자란 두 곳 이상 채무를 진 경우를 말한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다중채무자들이 다중채무를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도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대부업체의 이자율 때문이라는 말이다. 이것이 결국 가계부채로 이어진다.

거리로 내몰린 다중채무자. ‘투명인간이나 잉여 인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이들에게 제도권의 손길이 절실하다. 사진=강란희 칼럼니스트 DB
거리로 내몰린 다중채무자. ‘투명인간이나 잉여 인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이들에게 제도권의 손길이 절실하다. 사진=강란희 칼럼니스트 DB

여기서 잠깐 언제 터질지 모를 엄청난 한국의 가계부채 이야기를 좀만 하고 넘어가자. 결국, 가계부채 이야기도 서민들의 이야기고 그것이 결국 빈곤의 문제다. 가계부채도 개인 사정에 따라 약간 다를 수는 있겠지만 서민사회에서 부채의 끝은 결국 빈곤의 문제라는 이야기다.

다시 말하면 가계부채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금리정책이 더더욱 중요하단 말이다. 무작정 금리를 내린다고 경제가 살아나거나 가계부채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겁 없이 더 채무를 지게 된다는 말이다. 좀 더 상세한 가계부채 이야기는 다음<가계부채에 골병드는 서민사회>에 하기로 한다.

어쨌든 한국경제의 문제는 성장이 아니란 말이다. 그것이 가리키는 것은 과도한 가계부채 때문이란 것이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경기부양이니 뭐니 하면서 금융시장에 개입하는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손을 떼야 한다는 것이 금융전문가들의 말이다.

 그건 그렇고 현실에서 고통받고 사회의 언저리에서 눈치만 보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구제할 수는 없을까? 그리고 그들을 다시 경제활동을 시키고 소비를 시킬 방법은 없을까? 있긴 있다. 

예컨대 취약계층은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서 채무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다른 계층은 법조인을 통해 개인(법인)파산이나 회생을 통해 채무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재기의 새 출발을 시키는 것이다.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채권자도 대리인을 통해서 채권을 회수하는 일이 허다하다. 그렇다면 채무자도 대리인을 내세워 다중채무를 일괄타결 할 수 있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서 채무자의 재기의 길을 좀 더 넓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은 형평성을 말하는 것이란다.

하지만 제도권의 방법에는 다중채무자로서는 좀처럼 넘기 힘든 장벽들이 많다. 오도 가지도 못하는 이들에게 이 같은 넘기 힘든 벽들로 인해 극단적으로 생은 마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안타까운 이유로 국내외에서는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회장 백주선 법률사무소 상생 대표변호사)를 중심으로 많은 법률가와 한국금융피해자협회(회장 윤태봉) 등 여러 단체와 연대해서 빈곤을 퇴치와 다중채무자들을 구제하고 이들이 경제 활동해서 소비 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연구도 하고 있다.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1월 9일 일본 ‘2019 제10회 동아시아 금융피해자 교류회’ 참석한 한국 측 대표단 모습. 사진=한국금융피해자협회 제공
지난 11월 9일 일본 ‘2019 제10회 동아시아 금융피해자 교류회’ 참석한 한국 측 대표단 모습. 사진=한국금융피해자협회 제공

“2019 동아시아 금융피해자 교류회- 
투명인간이나 잉여 인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또 한 동남아에서도 다중채무문제와 빈곤 퇴치 문제는 똑같은 것 같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남아 국가들이 모여서 서로 사례를 연구하고 발표하고 개선해 나가는 단계에 이르자 매년 교류회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동아시아 금융피해자 교류회” 인데 올해가 제10회고 일본에서 열렸다.

특히 이 행사는 빈곤에 처한 다중채무자들이 기다리기도 하고 매우 반기는 국제행사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두 번밖에 개최하지 않았다. 2018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 회관에서 개최 할 당시는 국내외 복수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우리나라 언론은 관심이 둔한 편이라 안타깝기도 하지만 해외에서는 난리라는 후문이다.

“앞으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우리 언론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는 약자들의 소소한 희망이란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들(다중채무자)에게 돌아오는 싸늘한 눈초리와 알 수 없는 분위기는 주위를 으스스하게 만든다고 한다. “마치 중죄를 지은 사람처럼 취급하고 때로는 불러놓고 투명인간처럼 취급하며 분위기를 살벌하게 만들어요. (중략) 우리 파산자들은 영영 재기의 꿈이 꿈으로 끝날까요. 아직 젊은데 무섭고 두렵습니다.”

현실은 “정말 힘들어서 제도권(파산법원)에 문을 두드리는데 파산법원은 파산관재인을 선임하고 파산관재인은 사무원을 내세워 무지막지한 개인정보 자료(전 가족의 모든 금융조회 휴대폰 조회 금융거래내용 등)를 본인뿐만 아니라 남편이나 아내. 자식들 형제자매 등 사돈의 몇 촌까지도 요구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중략) 견디기가 정말 힘들죠.”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의 비인격적 언행으로 위압적이고 고압적인 행동을 참다못한 신청자들의 극단적인 행동과 더불어 가족의 집단 자살 등도 이것에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단다. “사실 파산관재인과 사무원들의 무소불위 횡포는 어제오늘 일도 아니지요. 그들은 그 같은 행동에 관해 개선이나 근절의 기미는 보이지 않아 안타깝습니다”라는 말은 이 업에 종사하는 법조인들도 공통된 이야기다.

“파산신청자는 (파산관재인) 무서워서 자신의 권리마저 포기해버립니다. 결국, 이들은 사회의 음지에서 ‘있는지 없는지 모를 투명인간이나’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잉여인간’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중략) 정말 나라님도 가난을 구할 수는 없을까요?”

어쨌든 지난 9일 일본 아키타 국제교양대학에서 열린 “제10회 동아시아금융피해자교류회”는 소비자금융에 의한 고금리, 불법 추심, 과도 여신 등의 금융피해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구제하는 방안을 동아시아 여러 국가와 공동으로 조사 연구하는 의미 있는 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날 열린 교류회의 목적은 동아시아의 나라마다 풀기 힘든 다중채무와 빈곤 문제들을 전문가와 법률가 그리고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통받는 다중채무자들의 생활 보장 제도와 채무조정 제도 등 다양한 문제들을 공유하고 개선 방향 등을 각자의 나라에서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실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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