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바람 타고 외래관광객 1000만 시대 열려…세계 속 관광대국으로 우뚝
관광객 유치보다 만족도에 집중해야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래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名所)가 있다. 바로 남산과 명동이다. 서울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남산은 야경이 특히 멋진 곳으로 정평이 나있으며 명동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쇼핑의 메카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다. 한국관광의 핵심명소로 손꼽히는 이 두 곳이 지니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모두 서울 중구에 위치했다는 점이다.
한국관광공사(이하 ‘공사’)의 임용혁 상임감사는 한국의 관광, 서울의 중구를 모두 아우르는 인물이다. 지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총 8년간 중구의회 의장을 맡으며 한국관광의 중심지를 이끌어 온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감사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뿐 아니라 경영의 조언자로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20일 취임 1주년을 맞이한 그는 최근 남다른 각오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처벌이나 징계 없이 깨끗한 공사를 만들겠다는 목표와 함께 한국관광의 발전도 이룩하고자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류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지금, 한국관광발전에 꼭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기자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관광객 수보다 만족도에 집중해야
최근 한류열풍에 힘입어 우리나라를 찾는 외래관광객 1000만명 시대가 열렸다. 지난 1962년 공사 설립 당시만 해도 외래관광객 수는 1만500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딱 50년이 흐른 지금 무려 10배에 달하는 외래관광객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공사는 한류열풍을 한국관광산업의 원동력으로 삼아 우리 관광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래관광객 1000만 시대에 부합하는 인프라를 확충하고자 의료관광과 MICE 등 고부가가치 관광산업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광산업이 21세기를 이끌어 갈 국가전략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에 비해 현장에서는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이에 한국관광공사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해외지사’의 업무영역을 분산시켜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공사 해외지사의 업무영역은 관광객 유치와 관광상품을 개발에 너무 치중돼있습니다. 각 국가별 해외지사에서 역량을 집중해야 할 부분이 상이한데 말입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은 근거리 주력시장인 만큼 모객실적에 지나치게 치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보다는 관광객의 만족도에 더욱 관심을 보여야할 것입니다.”
그는 원거리 관광을 언급하며 미국과 유럽지역 지사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원거리 시장은 단순한 관광객 숫자보다 고가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상품개발 및 인적교류사업, 한류를 통한 부가가치창출 등 다양한 전략사업을 추진해야 합니다. 특히 국가별로 문화의 차이가 큰 유럽지역에서는 이를 더욱 세분화시켜 활동해야할 것입니다. 또 하노이나 뉴델리 같은 잠재시장의 경우에는 관광객 유치와 함께 우리나라 관광객이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아웃바운드 정책사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광의 꽃 ‘MICE 산업’
그는 이어 관광의 꽃이라 불리는 MICE(Meeting, Incentive, Convention & Exhibition) 산업에 대해 언급했다. MICE 산업은 컨벤션센터 설립 등 전시시설 중심의 사업으로 각 지자체와 관련 기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MICE 유치와 같은 마케팅에 뚜렷한 구심점이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MICE 복합몰과 같은 통합마케팅 시설이 존재하려면 중앙정부를 비롯한 지자체, 각종 공사 등 공공부문에서 그 역할을 수행해야합니다. 특히 고급일자리 창출 및 해외유치 마케팅 등 중요한 사업에 있어서는 공공부문에서의 선도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조하면서 그는 지난 1월 신설된 ‘국외여행서비스센터’를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올해 우리나라의 해외여행객은 약 13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해외여행이 국민 생활의 일부분으로 정착된 만큼 이제는 해외여행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할 때입니다. 이미 선진국들은 해외여행을 통해 상대국과의 통상마찰을 완화하고 있으며 관광객 수를 국력의 한 부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선진국의 일류시민으로서 해외에서도 국격에 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자국민 보호와 여행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공사에서도 국민 해외여행의 편의를 위한 ‘국외여행서비스센터’를 신설했습니다. 이를 통해 하반기부터 우리 국민들을 위한 실질적 지원활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한류테마 복합리조트 구축해 한류열풍 이어가야
하지만 이보다 우선돼야할 것은 우리가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아야한다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가 우리 문화를 잘 알고 있어야 외국인들에게 자랑스럽게 소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공사에서는 몇 년 전부터 가이드 양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우수한 가이드 양성을 위해 ‘프리미엄 가이드’ 양성교육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관광상품의 품질을 높이고 우리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홍보 마케팅적 측면에서 더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좀 더 넓게 보면 우수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죠(웃음).”
그는 이어 한류와 관련한 볼거리 및 체험인프라의 부재도 큰 문제점이라 덧붙였다.
“한류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비해 현재 우리나라의 한류관련 인프라는 매우 부족한 현실입니다. 특히 K-pop의 경우 한류 팬들의 성지(聖地)라 할 수 있는 한국에 세계적인 한류체험 관광명소가 전무할 뿐 아니라 3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중음악 전용공연장조차 없어 큰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그는 K-pop 아레나와 한류생산 및 체험시설 등이 집적화된 한류테마 복합리조트 구축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한류공공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민간 한류 콘텐츠 생산능력 지원 등을 통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고 체험콘텐츠 및 프로그램이 끊임없이 창출되는 한류 생태계를 조성해야할 것입니다.”
 
감사는 경영진의 견제자 아닌 조언자
이처럼 한류를 바탕으로 한 국가관광산업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그는 감사 본연의 업무에도 충실히 임하고 있다. 그는 취임 이후 경영진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해 조직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으며 솔선수범하는 태도로 공사의 반부패 청렴도를 높여왔다.
“저는 우선 경영진과의 소통을 강화하는데 노력했습니다. 감사실이 공사의 발목을 잡는 곳이 아니라 추진사업을 더 잘할 수 있게 도와주고, 경영진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금까지 상임감사와 갈등을 빚어왔던 경영진들로부터 감사에 대한 시각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사장님께서 부임 한 달 만에 환영만찬회까지 열어주시더라고요(웃음).”
뿐만 아니라 그는 조직의 기강이 무너지지 않도록 고위직의 솔선수범과 반부패 청렴도를 강조했다.
“고위직에게는 아무리 사소한 잘못을 했더라도 더 강한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그 예로 사적인 업무지시를 한 1급 고위직 간부에게는 중징계를 줬으며 해외지사장의 비위사실에 대해서는 파면조치한 바 있습니다. 고위직일수록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공직윤리를 철저히 지켜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이 있듯 윗사람들부터 먼저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야하지 않을까요. 처음에는 저의 이러한 강경한 태도에 다소 많은 반발이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앞서 말씀드린 문제들이 근절되는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그는 공기업의 방만경영 예방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사후처리보다 사전예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각종 예방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특히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규정에서 방만경영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공사의 사규를 전면 재검토했으며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방치돼있던 130여개의 규정들도 재정비했습니다. 또 위험에 쉽게 노출되는 사업부서부터 리스크가 높은 부서까지 모두 e-감사시스템이라는 전산시스템을 통해 철저히 분석 및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지난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냈다. 2011년 정부경영평가 상임감사 평가에서 ‘우수’등급을 받으며 그 전보다 한 단계 상승한 것이다. 물론 이 성과의 바탕에는 그와 함께 동고동락한 감사실 직원들의 노력이 있었다. 이에 그는 감사실 직원들과 자주 소통하며 격려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사내방송 출연한 최초의 임원
“감사라는 자리의 특성상 직원들이 처음에는 저를 대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는 듯 했습니다. 특히 여러 애로사항을 어필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 같았죠. 하지만 이제는 직원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애로사항과 개선사항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직원들과의 관계가 이렇게 개선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좀 더 친근한 감사가 되고자 노력했던 그의 땀과 열정이 있었다. 한 예로 지난 2월 그가 사내방송인 V-KTO에 출연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공사 임원 최초의 출연이었으며 이를 통해 좀 더 쉽고 가벼운 방식으로 감사업무에 대한 직원들의 이해를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상대방이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소통의 첫 단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사 직원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며 정이 넘치는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는 그는 인터뷰의 말미 향후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동반성장과 투명경영의 대명사 만들고파
“공공기관 상임감사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기관장과의 갈등입니다. 물론 저 또한 경영진과의 갈등상황이 몇 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설거지를 하다보면 접시가 깨지는 일도 있는 법이죠. 일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접시가 깨질 일도 없지 않겠습니까. 그만큼 갈등이 발생한다는 것은 감사인으로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지금은 서로 진정성과 원칙을 기준으로 두고 서로 협력하며 공사를 평화롭게 잘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향후에도 이러한 관계를 잘 유지해 우리 공사가 동반성장과 투명경영의 대명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감사인의 윤리의식과 감사원칙도 강조해 징계 및 처벌이 없는 공사, 방만경영을 확실히 예방하는 공사를 만들겠습니다.”
 
<임용혁 상임감사>
-1960년 6월 6일 출생
-경주고 졸업
-단국대 행정학 석사
-단국대 행정학 박사
-서울중구의회 의장
-한국컨벤션학회 이사
-現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
     ㈔세계다문화공동체 공동대표
     IPTV방송 방송이사
재향군인회 대외협력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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