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기관과 상시적 협력체제 구축”…내부 직원과의 소통과 배려 강조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외교 순방과 함께 하는 일대일상담회 성과가 좋습니다. 대통령을 따라오는 경제사절단이라는 공신력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앞으로 일대일상담회 성과를 극대화하는데 노력하겠습니다.”

어려운 수출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김재홍 코트라(KOTRA) 사장은 1년중 3분의1은 해외에서 보낸다. 그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 긍정적인 모습”이라며,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시장 개척에 많은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시장은 대외적으로는 수출 관련 유관기관과의 상시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직원들과 소통이 중요하며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입장에서 일하는 배려의 자세도 강조했다.

수출이 어렵다. 19개월동안 연속 마이너스였던 우리 수출이 지난 8월 반짝 반등했다가 9월에 다시 꺾어졌다. 해외 불안 요인이 근본적 원인이지만, 우리 내부의 문제도 많다. 김재홍 코트라 사장을 서울 본사에서 만나 위기에 처한 우리 수출의 타개 전략과 비전을 들어 보았다.

 

대담:김인영 발행인

- 박근혜 대통령의 정상외교와 함께 진행하는 코트라의 일대일 상담회가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종전에는 대통령 해외 순방시에 대기업 위주로 경제사절단이 구성되었고, 비즈니스 포럼 위주로 진행돼 중소·중견기업의 참가가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을 2015년부터 정상회담과 동시에 일대일 상담회를 진행하는 것을 고정 프로그램으로 정착시켰습니다.

지난 정부때 경제사절단에 중소·중견기업 비중이 25%에 불과했지만, 지난 7월 박근혜 대통령 순방에선 그 비중이 77%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최근엔 지방 중소·중견 기업의 참가비중도 지속적으로 중가하고 있습니다.

경제사절단에 참가하는 기업은 한국의 대표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됩니다. 따라서 평소에 기업들이 직접 접촉하기 어려운 글로벌 기업 바이어들도 대통령 방문 기간에 쉽게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경제사절단이 갖는 후광효과와 신뢰성을 충분히 활용하는 셈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법인설립을 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는 농업회사법인 ‘도담’이란 곳이 있습니다. 전남창조경제 혁신센터 입주기업인데, 유기농 무설탕 녹차잼과 홍차잼을 제조하는 회사입니다. 신생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박대통령의 라오스 방문시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공신력을 바탕으로 일대일 상담회에서 라오스 최대 편의점 체인 ‘엠포인트 마트’(M-Point Mart)에 처녀 수출하게 됐습니다. 수출규모도 총 1만 달러에 이릅니다.

코트라는 순방국가 무역관뿐 아니라 지역본부 산하의 무역관들이 바이어 발굴 및 초청 등에 최대한 협업함으로써 상담 성과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 일대일 상담의 성과를 어떤 방식으로 확신시킬 계획인지요.

▲2015년 3월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부터 올해 9월 라오스까지 총 11개 지역에서 23회의 상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일대일 상담회는 기업 1,114개사가 3,099개 바이어와 5,818건의 상담을 진행해 중소·중견기업 해외진출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일대일 상담회의 성과가 좋아지면서 경제사절단에 참가하려는 기업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난해 5월 사후관리 전담 조직을 신설했고, 인력 증원과 조직의 확대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주요 기업별 전담직원을 배정해 순방 성과사업에 대한 애로를 파악하고 문제 해결을 돕고 있습니다. 아울러 각종 후속지원 사업을 통해 순방성과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상시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후속사절단 6회, 후속상담회 5회 개최했습니다.

후속사업 추진 시에는 관련 업종간 해외진출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업종별 협·단체와 ‘팀코리아’를 구성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일대일 상담회 성과를 확산시키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통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중소기업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 우리 수출이 대기업 일변도인데, 중소·중견기업으로 다변화해야 하질 않습니까.

▲최근 수출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비중은 2014년 33.8%에서 지난해 35.9%로 상승해 수출구조가 점차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트라가 하는 일이 중소·중견기업 수출역량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올 상반기 기준으로 중소·중견기업 수출비중이 37.4%로 상승했지요.

하지만 아직도 대기업이 60% 이상을 차지합니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은 OECD 평균 39%이고, 독일은 그 비중이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지난해 제시한 ‘10만 양기론’도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확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는 ‘신규 수출 기업 5,000개 육성사업’을 추진 중인데요.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10만 양기론(養企論)은 성장한계에 직면한 대기업 위주의 수출구조를 전환해 내수기업 수출기업화를 추진한다는 것입니다. 2015년 1월 취임하자마자 수출 중소기업을 10만개로 늘리는 10만 양기론을 제시하고 KOTRA가 무역협회 등 유관기관들과 ‘개방형 협업’으로 매년 3,000개씩 총 1만개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를 목표로 삼아 추진해 왔습니다. 지난해 코트라가 내수기업 1,400개사를 지원해 이중 550개사를 수출기업으로 전환했습니다.

올해는 산업부 주관으로 신규 수출기업 5,000개 육성사업을 추진 중이고, 코트라가 중소기업진흥공단, 무역협회 등과 협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트라는 국가 전체목표 5,000개사 가운데 45%에 해당하는 2,240개사를 수출기업화하는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 사장님은 누차 수출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해 오셨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지요.

▲우리 수출은 세계경기 침체 때 심각한 타격을 많이 받는 신흥국 비중이 너무 높습니다. 이 비중이 58%에 이릅니다. 선진국 비중을 늘리고, 전략시장에 대한 맞춤형 전략으로 시장 다변화가 필요합니다.

선진시장에서는 혁신제품, 고급 소비재, 소재부품 등의 수출 비중을 높여야 합니다. 미국에선 스마트홈, 디지털헬스케어 등 혁신제품과 자동차·항공등 글로벌 밸류체인 시장에 진입해야 합니다. 유럽연합(EU)에선 EU기금을 활용해 지능형 교통시스템·인프라 개선 등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방향을 추진해야 하지요.

특수 시장 개척을 위해 맞춤형 전략도 필요합니다. 시장별 기회요인을 발굴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멕시코는 내수 개척 및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수요를, 이란에선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에 따른 수요를, 인도에선 인도산(Make in India) 정책 수요를, 미얀마에선 총선 이후 인프라 개발등의 수요를 각각 발굴하는 게 중요합니다.

수출품목 다변화를 위해 대기업 중심의 13대 주력품목 비중(79%)의 경쟁력 저하에 대응해 중소․중견기업이 강점을 지닌 신규 품목 발굴이 중요합니다. 한류를 활용해 화장품, 친환경 농식품, 고급 소비재 분야의 수출을 확대하고, 서비스, ICT 융복합, 의료·바이오, 문화콘텐츠 등을 신산업분야를 새로운 수출 먹거리로 육성해야 합니다. 부품소재 분야에선 글로벌 파트너링(GP)사업 등을 통한 글로벌 기업에 대한 납품을 확대하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 추경사업을 통해 수출확대 사업을 집중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계획을 말씀해 주시지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나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므로 내수기업을 지속적으로 수출기업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펼칠 계획입니다. 지난달 30일 ‘수출첫걸음 종합대전’을 개최했고, 해외 홈쇼핑을 활용한 내수기업의 현지진출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 중소기업의 수요가 많고 지원성과가 우수한 지사화 사업에 예산 확대 투입할 예정입니다.

수출부진 속에서도 화장품, 의약품, 패션의류 등 소비재 수출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 집중적인 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즉각적인 수출증대 효과가 높은 해외전시회 사업을 확대하고, 신흥시장 중심으로 해외특별전 개최해 수출 대체시장을 확보할 것입니다.

 

- 수출 성과를 높이려면 서로 손발이 잘 맞아야 할 것 같습니다. 평소에 유관기관들 간의 ‘개방형 협업’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관간 의사소통과 융합을 통한 상시 협업체계를 구축해 기업의 해외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트라가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정보조사 및 마케팅 지원 기능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자금, 컨설팅, 기업인수합병(M&A) 등 유관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능들을 함께 제공해야 합니다. 코트라는 ‘협업 전도사’임을 자임하고 대내외 의사소통 및 협력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무역협회, 중진공,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무역보험공사등의 기관장들을 직접 만나 협력과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실무 차원의 협의체를 구성해 협업과제 발굴 및 이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코트라 내부적으로 ‘소통과 배려’를 강조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씀해주시지요.

▲어떤 문제에 대해 공감도를 높이고 한 방향으로 움직이려면 내부 구성원 간의 ‘소통’이 중요하며,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의 입장에서 일하는 ‘배려’의 자세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코트라 직원들은 국내 본사와 해외 무역관을 순환 근무하기 때문에 구성원 간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월례조회를 월례 전체모임으로 변경해 기존의 엄숙한 방식에서 벗어나 직원들이 주제를 선정하고 연사를 섭외해 강연을 듣고, 토론도 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확대간부회 참석 대상을 기존의 주요 실장급에서 팀장급 간부 전원으로 확대하고, 매월 정례화해 업무현안을 공유하고 토론하고 있습니다.

공급자 중심에서 벗어나 수요자인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려면 평소 고객에 대한 배려심이 중요합니다. 일반 국민과 기업 고객과 친근한 소통을 위해 캐릭터와 엠블럼을 제작했습니다. 캐릭터는 글로비(Globee)로 정했는데, 꿀벌처럼 열심히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엠블럼은 ‘대한민국의 꿈을 수출합니다’로 정했습니다. 수요자 중심의 근무 문화를 확산시켜 조직분위기와 기관이미지가 예전보다 더 밝아지고 좋아졌다는 내외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올연말이면 취임 2년이 됩니다.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 올해 공공기관 최초로 5년 연속 A등급(최우수)을 획득했습니다. 지난 한해 어려운 대외환경 속에서도 수출부진 타개와 외국인 투자유치 확대를 위해 임직원이 일치단결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문해답’(우리의 문제는 해외가 답이다)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수출회복의 돌파구를 우리 코트라가 앞장 서서 연다는 각오로 국내외 무역현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취임 1년 9개월 동안에 해외출장 일수가 약 3분의1이 되더군요.

단기적으로 수출부진 타개에 주력하고, 중장기적으로 우리 수출의 체질 강화를 위해 힘을 보태겠습니다. 올 하반기 추경을 통한 수출부진 타개사업을 집중 전개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수출비중 확대와 시장 및 품목의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우리 수출의 체질 강화하는데 힘쓸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수출이 다시 경제성장의 동력이 된다면, 그것이 바라는 모든 것입니다. /정리=박진종 기자

 

김재홍 사장은?
2015년 1월 2일 코트라(KOTRA) 사장에 취임했다. 행시 26회로 1983년 공직에 들어가 2014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으로 퇴임하기 까지 31년간 산업, 무역, 통상 분야에서 일해왔다. ▲1958년생 ▲중앙고 ▲한양대 행정학과 학사 ▲서울대 행정학 석사 ▲미국 위스콘신대 행정학 석사 ▲한양대 행정학 박사 ▲통상산업부 법무담당관 ▲산업자원부 균형발전정책담당관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산업심의관 ▲지식경제부 투자정책관·신산업국장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단국대 석좌교수 ▲KOTRA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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