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전과자로 밝혀져, 범행 전 SNS에 "경찰 한 명이라도 더 죽이겠다"

[공감신문 김송현 기자] 서울 시내에서 성범죄 전과자가 사제총기를 난사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숨지는 사건이 19일 발생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서울 강북구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폭행이 발생했다", "총소리가 들렸다"는 신고가 여러 차례 접수됐다.

 폭행 용의자 성병대(45)씨는 지인인 이모(68)씨가 운영하는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서 이씨를 기다렸다. 이씨의 세입자이기도 했던 성씨는 평소 말다툼을 자주 했던 이씨가 밖으로 나오자 따라가 미리 준비한 사제총기를 발사했다. 총탄이 빗나가자 이씨를 뒤쫓아간 성씨는 둔기로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린 뒤 인근 오패산터널 쪽으로 달아나 풀숲에 숨었다.

 신고를 받고 동료와 함께 현장에 출동한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소속 김창호(54) 경위가 풀숲으로 다가가자 성씨는 총기를 발사했다. 어깨 뒤쪽으로 총탄을 맞은 김 경위는 의식이 잃고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성씨를 향해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하며 총격전을 벌였고, 주변 시민들이 합세한 끝에 성씨를 검거했다. 당시 성씨는 그는 서바이벌 게임에서 쓰는 방탄조끼에 헬멧까지 착용하고 사제총기 16정을 비롯해 흉기와 사제폭발물까지 소지한 상태였다. 하지만 숨진 김 경위는 방탄조끼 없이 외근용 조끼만 착용했다. 성씨도 경찰이 쏜 총탄에 복부를 맞았으나 관통하지 않아 가벼운 상처만 입었다.

 성씨에게 둔기로 폭행당한 이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오패산 터널 총격현장 / 연합뉴스 DB
성씨와 폭행 피해자가 살았던 건물 / 연합뉴스 DB

 폭행 피해자 이씨는 오패산터널 입구 인근 골목에 3층짜리 건물을 소유하고 있고, 이 건물 1층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이모(66)씨는 "성씨는 최근까지 살다가 3∼4일 전에 돌연 이사를 했다"면서 "이사할 때 짐 나르는 것을 도왔는데, 방 안에 악취가 진동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사 가기 직전에 성씨와 건물 주인이 크게 싸웠다"면서 "이사 가는 날까지도 씩씩거렸다"고 귀띔했다.

 한 주민은 "성씨가 부동산 앞에 차를 세웠더니 건물주 이씨가 그러지 말라고 지적했고, 이후에 다툼이 일어났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주차 문제 때문은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된다"고 확인한 상태다.

 성씨는 최근 본인의 페이스북에 "경찰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가는 게 내 목적이다", "경찰과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등 성범죄 전과로 전자발찌를 찬 그는 주변에 자신을 감시하는 경찰관이 잠복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글도 자주 올렸다. 일종의 과대망상 증세와 범행을 미리 준비했음을 짐작게 한다. 

 경찰은 이날 새벽까지 성씨를 사실상 밤샘조사하며 범행 경위를 캐물었다. 경찰 관계자는 "성씨 진술은 어느 정도 확보됐으나 피해자 이씨 조사의 진술이 오락가락하여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양측 진술을 맞춰봐야 범행 경위가 확인될 듯하다"고 전했다.

성씨 페이스북 캡쳐 / 연합뉴스 DB

 

오패산터널 총격전 용의자 성씨 / 연합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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