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별도 입장표명·논평 없어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 모습.

[공감신문] 서지민 기자=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가 인터넷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지칭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은 이씨의 발언을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이씨는 지난 1일 인터넷 보수 매체인 뉴스타운TV와의 인터뷰에서 “(전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단임을 이뤄서 지금 대통령들은 5년만 되면 더 있으려고 생각을 못하지 않느냐”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허위사실 기재로 인한 5·18 관련자 명예훼손을 이유로 출판금지 처분을 받은 전 전 대통령 회고록에 관해서도 이씨는 “80 평생을 살았지만 1당독재 전제국가가 아닌 나라에서 전직 대통령 회고록이 출판금지 당하고 형사소추를 당했다는 사례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민주화를 표방하는 5·18 단체들은 자신들과 다른 입장, 다른 생각을 용납하지 못하겠다고 주장하는 한 스스로 민주화의 정신을 훼손하게 된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도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이씨의 해당 인터뷰는 보도되자마자 정치권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는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모두 여야 할 것 없이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으로 모진 고문을 당한 바 있는 민주당 설훈 의원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씨의 발언을 두고 “실성에 가까운 망언을 했다”며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이런 해괴망칙한 발언이 여과없이 보도되는 것에 매우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의 단죄를 받아도 시원찮을 당사자가 감히 민주주의를 운운하며 실성에 가까운 발언을 한 거세 광주 항쟁의 원혼들을 대신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경거망동 말라. 국민이 피와 땀, 그리고 눈물로 일궈낸 ‘민주주의’라는 네 글자마저 농락하지 말라”면서 “범죄자들과 그 비호세력의 세 치 혀에서 나온 말들이 피해자들의 상처를 다시 할퀴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의원, 당직자들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신년인사회’에서 떡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바른미래당 노영관 상근부대변인도 논평에서 “국민을 상대로 온갖 만행을 자행한 지 30여년이 지났지만 일말의 반성도 없이 변함없는 뻔뻔함은 따를 자가 없다”며 “함부로 민주주의 운운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자기 최면도 이만하면 병이다. 뻔뻔하기가 이루 말할 데가 없다”며 “전씨는 광주 영령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재판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그러지 않을 바에야 전씨 부부는 그 입 다물고 더 이상의 망발을 멈추기 바란다”고 비난했다.

다만 한국당은 공식 논평이나 별도의 발언 없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다른 정당은 5·18과 전 전 대통령에 대한 한국당의 입장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5·18 진상규명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한국당의 비협조로 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하지 못하고 있는데 더욱 진상규명 작업이 절실해졌다”며 “한국당은 5·18 진상규명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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