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은 기본적인 권리, 인권으로서 보장돼야해”

[공감신문] 전규열, 박진종 기자=이번 대선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외에도 여러 정당에서 후보를 냈다. 제21대 국회에서 원내에 진입한 기본소득당에서는 오준호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오 후보는 이번 대선을 기본소득 선거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통해 기본소득이 국민에게 알려지기는 했지만, 기본소득 정책만큼은 이 후보를 앞선다고 자부하고 있다. 

공감신문은 5일 기본소득당 당사에서 오 후보를 만나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오 후보는 인터뷰를 통해 “기본소득 정책은 이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아닌 제가 원조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은 기본적인 권리, 인권으로서 보장돼야 한다”며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기본소득이라는 가치는 더욱 중요해졌다. 일자리에만 의지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안정성을 보장하기가 얼마나 취약한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오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선 후보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선 후보

Q. 먼저 공감신문 독자들께 새해 인사 부탁드린다.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선 후보다. 아직 제가 생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본소득과 관련해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보다 원조인 사람이다.

기본소득 책의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에 기본소득 도입을 위해 운동해왔다. 국회 용혜인 의원실에서 기본소득 입법 활동도 했다.

제가 이번 대선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대단히 답답하고 대안이 없어 보이는 선거를 바꿔보려 나섰다. 정책 선거, 특히 기본소득 대선으로 바꿔보려 한다.

내년 3월에는 국민께 새로운 대한민국의 전망을 보여드리는 후보가 되겠다. 그동안 자세히 지켜봐 달라. 

독자 여러분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Q. 대선 후보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가?

기본소득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기본적인 생활 조건들이 존재한다. 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조건이 기본소득이다. 기본소득은 기본적인 권리, 인권으로서 보장돼야 한다.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기본소득이라는 가치는 더욱 중요해졌다. 일자리에만 의지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안정성을 보장하기가 얼마나 취약한지 드러났다.

과거에도 디지털 전환과 자동화 등으로 기본소득의 필요성은 높았다. 하지만 기후위기와 질병 대유행으로 인해 다시금 중요성이 확인됐다. 

Q. 후보의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핵심 개념을 정리하면, 심사 과정이나 조건 없이 지급하는 현금을 기본소득이라고 한다. 

저희는 최소한 1인당 월 65만 원 이상의 기본소득을 차기 정부 임기 내에 보장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65만 원이라는 금액의 이유는, 현행 기초생활 보장 제도의 생계급여 수준보다 높아야 한다는 저희의 원칙 때문이다.

기본소득당은 앞으로 생계가 보장될 만큼 충분한 현금이 기본소득으로 지급돼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물론, 65만 원이라는 금액으로는 충분치 않다. 하지만 기본소득의 시작이라는 점에 대한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65만 원으로 시작하는 기본소득을 10년 안에는 100만 원 수준으로 높이고, 이후로도 점차 높여 갈 예정이다.

기본소득당은 이 같은 목표를 위한 계획도 이미 준비하고 있다. 기본소득 목적세를 도입하고, 기존 소득세제의 역진적인 비과세 감면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려 한다. 특히 다양한 현금 복지를 기본소득으로 통합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복지 수급자들께서 받는 현재 복지 수준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복지 수준이 더 향상된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현금 복지를 기본소득으로 통합하겠다.

또한, 기본소득에도 과세를 할 것이다. 재난지원금은 과세가 힘들지만, 기본소득은 평생에 걸쳐 지급된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자신이 받는 기본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고, 그 세금이 다시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쓰이게 할 예정이다.

5일 기본소득당 당사에서 오준호 대선 후보(왼쪽)와 공감신문 전규열 대표이사 겸 발행인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5일 기본소득당 당사에서 오준호 대선 후보(왼쪽)와 공감신문 전규열 대표이사 겸 발행인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Q.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정책과는 어떤 점을 다르게 볼 수 있는가?

먼저, 이 후보와 가장 큰 차이점은 기본소득의 목표 금액이다. 이 후보는 국민에게 연 100만 원 지급을 목표로 한다. 청년에는 조금 더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기본소득당은 월 65만 원이니까, 연 800만원의 가까운 수준이다.

아울러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경제 성장 정책을 위한 소비 쿠폰이었다. 내수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기본소득당은 그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소득을 충분히 지급하고 증세를 해서 부를 재분배하면 우리 사회에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가 보다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핵심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후보는 기본소득의 그 잠재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대선에서 기본소득을 정통으로 주장하는 후보는 저 오준호 뿐이다.

Q. 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거대 양당과 다르게 갖는 기본소득당만의 장점은 무엇이 있는가?

저희들은 한 가지 정책을 위한 정당이다. 정치 공학이나 다른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투명하고 선명하게 기본소득을 도입하겠다는 목표만을 갖고 있다.

창당 당시, 국민 누구에게나 월 60만 원 기본소득을 보장한다는 의제 하나만으로 전국에서 2만명에 가까운 청년들이 가입했다. 이분들의 지지를 통해 총선도 치르고, 의정활동도 해왔다.

사실 요즘 거대 양당이라 불리는 정당들이 확률형 아이템 같은 느낌이 있다. 아무리 뽑아도 좋은 아이템은 안 나오고, 예전에 나왔던 아이템이 또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기본소득당은 젊은 정당이기에 신속하고 재미있게 움직일 수 있다. 기성 정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가감 없이 비판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선 후보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선 후보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은?

과거에는 정치를 정당이 이끌었다면, 이제는 유권자들이 정치를 이끄는 시대가 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양당이 짜놓은 틀에만 갇혀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미 정치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유권자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양당 중 한 곳을 선택하는 양자택일의 형태가 아니라, 정말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내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정책을 가진 정당의 후보에게 관심과 지지를 주신다면, 이번 선거 역시 바꿀 수 있다.

유권자께서 본인들이 갖는 힘에 한계가 없다는 것을 꼭 잊지 마시고, 여러분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제게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겠다.

대담 = 전규열 공감신문 대표이사 겸 발행인
정리 = 박진종 기자

오준호 후보 프로필

- 제20대 대통령선거 기본소득당 대통령 후보
- 국회의원 용혜인의원실 비서관
- 416 세월호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작가
-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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