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하는 사람 존중하는 국가 차원 플랫폼 구상해야”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 지난 2007년 설립된 이래 현재까지 총 15명의 전·현직 국회의원이 가입했다. 공감신문은 기부를 통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이들 의원을 차례로 만났다. 이번 순서는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서울 서초구을)이다. 박 의원은 지난달 누적 기부금 1억원을 넘겨 현역 의원 중 7번째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지난 7월.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박 의원은 2009년 서울 서초구청장 재임 시절 노인 복지 인프라 확충 공로로 받은 상금 1000만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매월 일정 금액을 꾸준히 기부하며 7월 기준 누적 기부금 1억200만원을 달성했다.

이는 사랑의열매에 기부한 금액만 집계한 것으로, 박 의원은 다양한 기부단체를 통해 사회에 온정을 베풀어 왔다. 무려 20년에 걸친 나눔 행보다. 금전적인 여유가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구청장 임기를 마치고 국회의원으로서 새로운 시작을 하기까지 약 5년간 소위 말하는 백수 기간에도 그의 기부 활동 지속됐다.

박 의원은 “누군가를 도와줌으로써 내가 받는 위안이 더 크기 때문이었다”고 웃으며 말했지만, 그 이면에는 ‘따뜻한 나라’ ‘공생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은 그의 소망이 읽혔다.

나아가 박 의원은 국가 차원에서 나눔 문화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기부 또는 봉사활동 시에 포인트를 적립해 국가 주요 행사에 초청하거나 일정 부분에서 이익을 주는 등 방식이다. 

박 의원은 “기부나 봉사를 시스템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면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가 따라올 수 없는 공생 사회를 만들 수 있게 된다”면서 “자본주의 허점인 빈부격차 문제를 해결하는 발전된 자본주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Q. 아너 소사이어티 현역 의원 7명 중 1명이 되었는데 소감 부탁드린다.

- 사실 (기부는) 누군가를 도와줌으로써 내가 받는 위안이 더 크기 때문에 해온 일이다. 남 모르게 해오던 일이 알려지게 돼 부끄러운 마음이 크다.

Q. 20대 국회의원 최초로 세비 100만원을 정기 기부하기 시작했다. 적은 금액이 아닌데 기부를 결심하게 된 계기나 특별한 이유는.

- 서울시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중 2000년부터 3년간 동경 사무소장을 겸해서 일본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일본 생협(생활협동조합) 부장을 친구로 사귀었다. 그는 한국에 관심이 많았고, 나는 일본어 공부를 하고 싶었기에 자연스레 자주 만나게 됐다.

그 친구는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못했는데, 나를 굉장히 감동케 한 습관이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메모, 또 하나는 기부였다. 당시 나는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친구를 보니까 반성하게 되는 거다. 일반인도 이렇게 (기부를)하는데, 국가의 녹을 받는 나 역시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을 때 기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이후 2003년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적십자사 등에 기부를 시작했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Q. 20년간 기부를 했다. 오랜 기간 꾸준히 기부를 하며 힘든 부분은 없었는지.

- 나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아까운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구청장 임기가 끝나고 20대 국회의원이 되기까지 5~6년간 백수였던 시기가 있었는데,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니 자연스레 그런 마음이 들더라. 그래도 내게는 기부 자체가 나에 대한 보상 같은 의미이기 때문에 (기부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이어올 수 있었다. 

Q. 평소 본인이 가진 기부에 대한 신념이나 생각을 듣고 싶다.

- 기부는 남을 돕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류는 공생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기부는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금액이 크면 좋겠지만 여유가 없다면 1만원, 1,000원도 좋다. 특히 자본주의의 가장 큰 허점은 너무나 경쟁적인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강한 사람, 능력 있는 사람이 독식하는 사회다 보니 경쟁에서 떨어지는 사람은 굉장히 어려워진다. 결국 자본주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나눔이 필요하고 보는 거다.

Q. 코로나로 인해 기부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 기부하는 사람에 대해 사회가 존중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기부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부를 많이 한 사람을 대통령 취임식이나 8.15 기념식 같은 국가의 주요 행사에 초청하는 등의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봉사활동도 마찬가지다.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포인트를 적립해 나중에 노인이 됐을 때를 대비해 쓸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스템화 하는 거다.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가 세금을 투입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큰 줄기밖에 건드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작은 줄기를 만지는 건 결국 인간과 인간이 해줘야 할 문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기부와 봉사다. 기부와 봉사가 많은 사회가 되면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가 따라올 수 없는 공생 사회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발전된 자본주의의 모습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Q. 행정안전부가 추진해야 할까?

- 행정안전부도 있고, 보건복지부도 있다. 중요한 건 기부·자원봉사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대한민국 전체 플랫폼을 다시 한 번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기부나 자원봉사를 선도하는 국가로 앞서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국민의힘 박성중(왼쪽) 의원과 전규열 공감신문 발행인 겸 대표이사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성중(왼쪽) 의원과 전규열 공감신문 발행인 겸 대표이사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Q. 하반기에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간사를 맡으셨다. 가장 역점을 두고 계신 점이 있다면.

- 과방위는 방송, 포털, 유튜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과학기술 등 대한민국 10년을 먹여살릴 산업의 전반을 다루고 있다.

먼저, 과학기술은 국책 연구기관의 예산만 25조원에 달하는 중요한 분야다. 반도체, 위성발사체 등 미래 먹거리 기술을 10개 정도 선정해서 현재 작업을 하고 있다.

방송이나 포털 등 미디어 관련해서는 중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OTT의 경우 세계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는 K-OTT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우리의 컨텐츠 제작 역량을 보면 충분히 현실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예가 KT ENA 채널에서 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다. 과방위에서 해야 할 역할이 많은 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한다.

대담 = 전규열 공감신문 대표이사 겸 발행인
정리·사진 = 염보라 기자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 재선 국회의원(20~21대, 서울 서초구을)
- 제21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
- 국민의힘 서울특별시당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대책위원장
- 국민의힘 서울특별시당 위원장
- 국민의힘 제6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
- 대한민국 육군 학사장교 총동문회 회장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 사무총장
- 서울특별시 서초구 구청장
- 제23회 행정고시 합격
- 성균관대 행정대학원 도시행정학 박사
- 와세다대 대학원 정치학연구 인수
-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 성균관대 행정학 학사
- 경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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