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고민 플랫폼까지… ‘오디바이스 커리어’ 론칭도 앞둬”

[공감신문] 염보라 기자=“저희가 생각하는 ‘오디바이스’는 사교육 플랫폼이 아니라 인생 고민 플랫폼입니다.”

오디바이스를 서비스 중인 이병희 윈드폴리 대표는 16일 공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오디바이스는 오디오(음성)를 기반으로 한 1대1 상담 플랫폼이다. 현재는 대학입시 어드바이스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을 멘토로 섭외하고 소비자와 1대1로 매칭, 상담받을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이 대표는 오디바이스의 강점으로 ‘확장성’을 꼽으며, 그 이유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다고 고민이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도 취업을 해야 하고 이직을 고민하게 되며, 심지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도 고민이 있는 게 인생”이라며 “대학입시는 저희가 그리는 인생 고민 플랫폼의 시작점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일례로, 윈드폴리는 최근 국내 최대 글로벌 취업자 커뮤니티와 손잡고 ‘오디바이스 커리어’ 론칭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오디바이스는 확장성이 무궁무진한 플랫폼”이라며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템플릿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이번 인터뷰에는 이 대표와 손발 맞춰 윈드폴리를 이끌고 있는 신정수 부대표도 함께 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이병희 윈드폴리 대표.

 

Q. ‘오디바이스’ 플랫폼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이름 그대로 오디오로 어드바이스를 주는 서비스다. 저희가 강조하는 포인트는 진짜 경험해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노하우나 경험, 해법을 육성으로 알려준다는 것이다. 정보가 넘치는 세상이기 때문에 정말 나에게 맞는 정보, 내가 정말 궁금한 내용을 찾는 데에 오히려 너무 많은 시간이 든다. 오디바이스는 진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이미 경험한 사람과 1:1로 매칭해 시간 절약을 돕는다. 결론적으로는 후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는 생각이다.”

Q. 기존 대학 입시 컨설팅과는 무엇이 다른가.

“입시 전문가가 가진 오랜 경험과 상담 데이터베이스(DB)는 분명한 효용이 있다. 다만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최근에 먼저 가본 사람이 줄 수 있는 경험과 가치는 확실히 다르다고 본다. 또 오디바이스를 이용해 본 학생과 인터뷰하면서 받은 피드백인데, 전문 컨설팅은 숫자(성적) 중심이기 때문에 기계적이고 사무적이라고 하더라. 하지만 오디바이스는 뭔가 공감해 주고 동기부여해 주는 방식의 접근이 많다. 이용자 친화적으로 구성해 학생이 멘토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한 것도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다.” 

Q. 현재 유사 플랫폼은 없나?

“대학생 커뮤니티라든지, 대학 내 학과 학생들이 후배 고민 상담을 해주는 플랫폼은 여럿 있다. 이와 다른 저희만의 강점은 서울에 있는 학생뿐 아니라 제주도에 있는 학생, 울릉도에 있는 학생도 동시에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검증받은 사람만이 멘토로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상담의 질을 높였다.”

Q. 결국 좋은 멘토를 섭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업모델이라는 생각이 든다. 멘토 검증 및 섭외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1차적으로는 재학증명서, 이메일 계정 등을 통해 실제 해당 대학에 다니고 있는지 검증한 뒤 추가적인 인터뷰를 통해 남을 도울 만한 의지가 있는지, 오디오라는 매체를 통해 정확하게 사람을 설득하고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한다. 2차적으로는 자체 레이팅(Rating·등급) 시스템을 통해 상담받은 학생이 자신의 멘토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상담이 누적되면서 옥석이 가려지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Q. 멘토 관리 차원에서 피드백을 고민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저희가 강화하려는 부분이기도 하다. 멘토 학생들을 보면 훌륭하고 멋진 친구들이 정말 많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누구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진심이 느껴진다. 그러면 저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 경제적인 보상은 물론이고,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 시스템이나 멤버십, 자체적으로 로열티를 가질 수 있도록 유·무형의 시스템을 만들어 멘토들이 ‘내 경험이 이렇게 가치 있을 수 있구나’ 하는 걸 체감하게 만드는 것이 저희 꿈이고, 그 중간의 시스템은 투자를 받아 체계적으로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
 

오디바이스 홈페이지 내 멘토 목록 페이지. / 화면캡처
오디바이스의 장점은 학생이 자신이 원하는 멘토를 직접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시, 논술, 과목 특기자, 리더십 전형, N수, 조기졸업 등 자신의 상황과 맞거나 궁금한 부분을 태그로 선택할 수 있어 맞춤형 멘토 선별이 가능하다. 

 

Q. 수익모델은 어떻게 되나?

“매칭 플랫폼이기 때문에 이용자가 지불한 상담비에서 일정 수수료를 제외하고 상담자(멘토)에게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저희는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모델로 확장을 준비 중이다. 대표적인 게 지자체다. 저는 오디바이스를 ‘잠재력 있는 학생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격차는 물론, 지역적인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자체 몇 곳과 이야기를 해봤는데, 긍정적이다. 어떻게 보면 비즈니스 모델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서비스인 셈이다. 그래서 확장성이 더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이 대표는 오디바이스 홈페이지를 열어 멘토 목록 화면을 띄웠다. 국내 여러 대학의 로고 사이로 뉴욕 파슨스대 로고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최근 파슨스대 학생이 멘토로 참여했다. 한국에서 파슨스대를 가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싶어서 지원했다는 거였다. 글로벌화도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힘줘 말했다.

Q. 처음부터 사업의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 것인가.

“그렇다. 처음 오디바이스 사업을 시작할 때 주위에서 ‘이미 레드오션인 사교육 시장에 왜 뛰어드냐’고 했다. 하지만 저희가 생각한 오디바이스는 사교육 플랫폼이 아니라 인생 고민 플랫폼이었다. 사람은 평생 고민을 하며 산다.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다고 고민이 끝나는 게 아니다. 이후 취직을 해야 하고, 이직을 고민하게 되고, 심지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도 고민이 있는 게 인생이다.”

“대학입시는 저희가 그리는 인생 고민 플랫폼의 시작점이다. 이후 유학생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고, 취업과 이직 상담을 거쳐 육아 중인 엄마를 위한 심리 상담 플랫폼으로 건너가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최근 국내 최대 글로벌 취업자 커뮤니티와 함께 ‘오디바이스 커리어’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대학입시 상담에서는 멘토로 참여했던 학생이 커리어 서비스에서는 멘티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인생 사이클에 맞춰 멘토가 멘티로, 멘티가 멘토로 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이 대표는 “포인트제 도입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윈드폴리 이병희(가운데) 대표와 신정수(오른쪽) 부대표가 전규열 공감신문 대표이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Q. SBS 기자 출신이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대학교 4학년 1학기 마치고 바로 합격해서 기자 생활을 했고, 퇴직 전까지 약 20년을 SBS 조직원으로만 살았다. 사회경험이 SBS 말고는 없었던 거다. 정말 좋은 회사지만 여기에서 정년퇴직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초창기부터 가지고 있었다. 특히 인터뷰를 너무 좋아했는데, 저에게는 기업인이 너무나 멋있어 보였다. 제가 일할 수 있는 시기를 40년 정도로 본다면 전반기 20년은 남을 관찰하고 남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으로 살았지 않나. 후반기 20년은 내가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명확했다. 물론 창업 후 현실은 굉장히 힘들었지만 말이다.(웃음)” 

Q. 중장년층보다는 청년층에 대한 창업 지원이 많지 않나? 이에 대한 고충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

“그렇지만은 않다. 저희는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창업 패키지를 지원했는데, 39세 미만과 중장년 리그로 구분돼 있어 연령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 이밖에 39세 미만뿐 아니라 중장년도 동일하게 적용받을 수 있는 지원 혜택들이 많다. 여전히 청년층에 한정돼 있는 펀드나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여성 창업자나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처럼 필요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 

Q. 중장년층을 위한 지원 혜택이 많아진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사실 창업을 하는 데 있어 젊음의 패기만 필요한 것은 아니지 않나.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분석을 해봤더니, 현업에서 경력이 있거나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창업을 했을 때 3년 후 생존율이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저는 맞는 결과라고 본다. 열정만 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 않나. 스타트업은 결국 소비자 마음을 읽어야 하고, 정확하게 시장을 알아야 한다. 상당히 복잡 미묘한 부분이기 때문에 경험이 있는 사람의 접근이 더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이로 뭔가를 구분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는 시대인 것이다.”

Q. 창업 후 처음 선보인 아이템은 오디바이스가 아니라 육아 아빠를 위한 큐레이션 캘린더 ‘울프플래닛’이었다. 1년여 만에 사업모델을 바꾼 건데, 그 이유를 들어볼 수 있을까?

“저와 부대표 모두 아이 아빠다. 바쁜 아빠가 아이랑 놀 수 있는 캘린더 플랫폼을 생각하고 만든 게 울프플래닛이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판단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신정수 부대표는 ‘잠시 서랍에 넣어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처음이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고, 벽에 부딪혀야 했다. 아마 지금 시도하면 또 다르지 않을까. 마음 아프긴 하지만, 울프플래닛을 하면서 배운 게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울프플래닛을 통해 얻은 교훈은 무엇일까. 신정수 부대표가 대신 답변을 이어갔다.

“첫 비즈니스 모델이었던 울프플래닛은 저희 감정이 많이 실렸다.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했다. 저희 공통점이 빨리 결혼하고 빨리 아이를 낳았다는 거였다. 그래서 우리는 아빠에 대해 너무 잘 안다고 착각했고, 육아 아빠라면 무조건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공급자 입장이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 많이 물어보고, 또 물어본다. 지금도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은데, 그만큼 하나하나 맞춰가는 재미도 있다.”
 

이병희(왼쪽) 대표와 신정수 부대표는 대학 선후배 사이로, 함께 윈드폴리를 운영하고 있다. 모든 성향이 정반대라며 활짝 웃어보인 두 사람은 오히려 최상의 호흡을 선보이며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Q. 두 분 대학 선후배 관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호흡은 어떤가.

“저흰 진짜 반대다. MBTI 하나하나 다 다르다.(웃음) 그런데 요즘에는 ‘그래서 시너지가 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팀이 아니면 투자를 안 하는 투자사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 이유를 알겠는 게, 창업이라는 건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에 조각배를 타고 나가는 것만큼 무모한 일이다. 그런데 두 사람이 있으면 한 명이 가라앉을 때 다른 한 명이 올라와 끌어줄 수 있다. 그리고 팀의 분위기나 바이브가 좋으면 잘 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고 보는데, 그런 측면에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본다.

Q. 마지막으로 창업을 꿈꾸고 있는 중장년층을 위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저는 창업이 힘든 걸 너무나 잘 안다. 그래서 ‘그냥 나오세요, 너무 좋아요’ 라는 이야기는 차마 못 드린다. 하지만 조직이 나를 평생 감싸줄 수 없지 않나. 인생에 한 번은 스스로 진검승부를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제가 회사 다닐 때 많이 읽었던 책 중 하나가 『코끼리와 벼룩』이다. 코끼리 등에 얹혀서 사는 것처럼 조직에만 있다가 뛰어나온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한 책인데, 여러 번 읽어도 아직까지 통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조직이 나를 감싸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 어느 시점에는 내가 스스로 결정하고 내 인생을 가야 하는 순간이 온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자신이 정말 잘하는 게 무엇인지, 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늘 관심을 갖고, 그 교차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신 부대표는 창업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타타타’ 노래 가사처럼 알몸으로 태어나 옷 한 벌 못 건지겠나. 제 경우 이른 나이에 (창업에) 뛰어들어 힘든 일도 분명 있었지만, 남보다 빨리 경험했다는 점에서는 우위를 점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시야가 넓어졌고, 계속 저축을 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경험이 쌓이면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 좋은 걸 더 잘 볼 수 있게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측면에서 많은 분들이 창업을 긍정적으로 고민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담= 전규열 대표이사 겸 발행인
정리·사진= 염보라 기자

오디바이스 대표, 부대표 약력

이병희 대표
-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학사
-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 USC(University of Southeern California) 공공정책대학원 석사
- 전 SBS 방송기자

신정수 부대표
-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학사
-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석사
- 전 CJ ENM 콘텐츠 PD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