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도 대대적 택지개발 같은 과감한 도시개발 필요해”
"저출산 문제 해결 위해 국가가 전 과정에 적극 나서야"
"포스코 홀딩스 본사 포항이전도 추진"

국민의힘 김병욱 국회의원

[공감신문] 유안나 기자=“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했을 때부터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추진한 건 포항에 의과대학을 만들겠다는 것, 그리고 이는 제가 교육위원회에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병욱(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은 공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디지털 혁명으로 나타난 4차 산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5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류에 남아있는 인체, 우주 정복이 거론된다. 특히, 이 중 인체 정복은 바이오 산업으로 불리고 있는데, 앞으로 인간이 더 건강하고 오래사는 법을 찾기 위해 막대한 기술 및 자본이 투입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더 빨리 대응하기 위해 김병욱 의원은 “바이오 헬스 산업 분야의 인재를 육성하는 건 우리가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도 매우 필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의학·공학 지식을 겸비한 사람들이 ‘바이오 인재’가 될 수 있고, 이들을 키워내기 위해선 포스텍(포항공대), 카이스트에 새로운 교육 과정 도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어떻게 보면 지금은 조금 늦은 상태다. (그동안) 이미 연구 중심 병원 설립, 의사과학자 육성 사업 등 관련 시도를 해왔지만, 의사과학자에 대한 수익이 보장되지 않아 잘 되지 않아 왔다”며 “결국 이 분야에서 의사과학자들이 오래 머물기 위해선 이들이 만든 새로운 기술, 지식이 산업화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의사 과학자’의 실질적인 의미는 ‘공학 엔지니어’를 뜻한다. 의사과학자들이 해야 할 일에는 인체에 들어갈 금속, 기계와 같은 여러 장치를 더 정교하게 만들고, 이를 활용해 몸 특정 부위를 개선하는 일 등이 해당된다.

또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미국의 한 유명 대학의 경우, 이미 교육과정을 운영해 의사과학자를 교육하고 있는데, 졸업한 이들의 7~80%는 리서치 분야 연구개발 분야에서, 20%는 스타트업 등의 사업을, 나머지 소수는 저널리스트 등 진료 업무를 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가 신약 개발과 같은 분야는 미국 등 선진국에 뒤처져있지만 제조업에 대해 강점이 있는 만큼, 의사공학자들이 나온다면 관련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병욱 의원은 의사과학자 육성 외에 포항을 비롯한 지방 발전, 저출산·교육 문제 등과 관련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Q. 의원님은 고향인 포항의 지역구 의원이시다. 그래서인지 지역구 행사에 무엇보다 애착이 많다고 들었다. 포항에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포항시를 포함한 지방이 정주요건을 갖추기 위해선 해당 지역 정치인들이 교육·의료·문화 등 분야를 더 노력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 등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자체는 도시 개발을 스스로 하는 곳이 거의 없다.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 LH(한국토지주택공사),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과 같은 공공개발 주체가 있어 공공택지 개발을 하고 있는 반면, 지방은 이런 방식의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방의 경우 중소 건설사가 도로 블록 단위 또는 소규모 아파트 개발을 하거나, 가끔씩 조합 단위로 택지 개발 추진 등에만 머물고 있다.

지방이 변화하려면 수도권에서 어떻게 도시개발하는지 벤치마킹을 해서 '과감하게 도시 개발'을 해야 한다. 수도권의 경우 호수공원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부근에 상업 용지를 만들고 주변에는 주택 용지를 통해 상가나 아파트 분양을 한다. 이후에는 공공시설 용지를 배치하는 구조로 도시개발을 한다. 그 예로, 경기도 시흥시 인공서핑장을 꼽을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이 와서 서핑장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상가를 배치하고, 그 배후에는 아파트 단지들을 세워 분양하는 식으로 택지개발을 진행했다.

이에 비해 포항시는 바다, 강, 운하를 모두 갖추고 ‘천연 수변공원’이 널려있는데도,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포항시도 수도권처럼 수변 공간을 활용하여 도시 개발을 과감하게 해야 한다. 이는 포항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대적인 택지개발을 통해 나오는 이윤을 통해 좋은 주거 환경을 위한 학교, 병원, 쇼핑·복지시설 등 교육·의료·문화 분야의 공공 및 상업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는 제가 포항에 의대를 만들겠다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김병욱 국회의원
국민의힘 김병욱 국회의원

Q. ‘세 아이 아빠’라는 특징으로 교육 분야에서 육아·보육, 복지 등 다양한 문제를 바라보고 계신다. 최근 가장 크게 다가온 현안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10여 년 넘게 저출산 관련 예산과 대책을 세워왔지만, 출산율을 높일 ‘기초체력’에는 충분히 집중하지 못했던 것 같다.

사람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는 육아와 보육, 자녀 교육을 위해 발생한 비용 부담이다. 아울러 여성의 경력 단절도 문제가 된다. 과거에는 결혼·출산으로부터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 기회 상실이 있어도 희생을 하며 참고 넘어가는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자녀에게 온전히 내 인생을 양보해야 하는가’와 같은 인식이 생기며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이런 문제들이 해소되지 않으면 유례없는 저출산 문제는 해결되기 힘들다. 때문에 국가가 아이를 임신한 이후부터 출산, 육아, 그리고 그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고, 최대한 부모의 역할을 함께 해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윤석열 정부의 초·중등 분야 교육정책 핵심은 ‘국가 교육 책임 강화’다. 초등학교 전일제, 늘봄학교 등 보육과 교육을 통합하여 국가가 아이들을 책임져 돌보고 가르치겠다는 정책으로, 올해부터 늘봄학교 시범 사업을 진행, 2025년부터는 전국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Q. 최근 교육 양극화 심화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는데, 최우선 해결 방안이라고 보시는 건지

앞서 말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교육 개혁은 꼭 필요하다. 한국의 가장 큰 자산은 인적 자원인 만큼,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잘 가르쳐 훌륭한 인재로 길러내야만 국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국내 교육을 들여다보면, 부모들이 사교육을 선택함에 따라 부모와 자녀 모두 힘든 ‘이중 교육’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 부모들은 저마다 자녀에 대해 희망하는 교육 방식이 있지만 정작 원하는 교육은 학교를 통해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마다 공부 실력이나 소질·특기 등이 다른데도, 획일화된 교육을 함으로써 교육 수요자인 학생·학부모들이 원하는 교육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건 학생의 개별적인 특성을 파악하여 그에 맞춰 집중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맞춤형 교육’ 과정이다. 현재 영유아·어린이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건 안타깝지만, 교육 개혁을 추진하기에는 오히려 지금의 상황이 좋은 조건이다. 

인구 감소와 함께 기술 발전이 계속되고 있어서 아이들 개개인의 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의 성장 과정을 관찰·평가할 수 있는 어떠한 툴(tool)을 만들기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며, 이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이 툴을 통해 교사들이 아이들이 자라나는 과정을 항목별로 계량화하는 등 기록하다 보면,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을 때 어떤 분야에 적합한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의원님은 국회 보좌관 출신 의원이시다. 후배들에게 전할 말씀이 있다면

투덜대지말고 도전해야 한다.

과거보다 보좌진들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된 것 같다. 전에는 대학교 입학 때부터 특정 상위권 대학을 나와야 하고, 또 그 이후에는 고위관료나 교수, 법조인 등 이런 과정을 거치는 소위 말하는 ‘엘리트’들만 국회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그런 기준이 많이 개선되었고, 예전에 비해 국회의원이 누릴 수 있는 게 많이 사라졌다. 과거에는 권력이 있으면 모든 걸 취할 수 있다고 믿는 분위기였고, 실제로도 그런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더 많은 감시와 비판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고, 실질적으로 권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그렇기에 흔히 말하는 ‘엘리트’ 보다는 국회 내부에서 성장한 보좌관 출신 등 전문 정치 자원들이 훨씬 더 도전도 많이 하게 됐고, 그런 이들이 국회의원으로 될 가능성도 훨씬 커졌다.

국민의힘 김병욱(왼쪽) 의원과 전규열 공감신문 대표이사 겸 발행인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Q. 요즘 교육 분야 외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현안 및 문제가 있다면

최근 포스코그룹 이사회에서 포스코 본사의 주소를 포항으로 이전하겠다는 안건이 통과됐다. 다음 달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포스코 그룹 본사 주소는 다시 포항으로 이전된다.

이에 저는 포스코 측에 인천 송도에서 개발을 했던 것처럼 포항에 정주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만약 포스텍 의대 추진이 될 경우 상급 병원 및 의료시설과 연계한 주택 개발 등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포항시 내 제철소가 들어서 첫 쇳물이 시기는 1973년도로, 이제 50년이 막 지났다. 앞으로 아무리 기술이 발전되더라도 제철소를 대체할 수 있는 구조물은 없다고 본다. 저는 포항시와 포스코, 제철소는 쭉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기에 포스코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 직원들과의 상생을 위해서라도 포항 내 도시공간을 재편하자는 의견을 전하고 있다. 

Q. 앞으로 어떤 의정활동, 정치를 하고 싶으신지, 목표가 있다면?

저는 'X세대'다.

대한민국을 산업화 과정으로 보면 IMF 전·후로 나눠볼 수 있다. 평생 고용이 보장되던 고성장 시대에서, 완전 고용이 깨진 저성장 시대로 넘어가는 고비에 X세대들이 사회에 진출을 했다. 그런 과정을 겪다 보니 X세대(1960~1970년대 베이비붐 세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은 소극적인 동시에 적응을 잘하고 또 어떻게 보면, 자유로우면서도 개방적인 면을 지니고 있는 듯 하다. 

현 세대구조를 보면 정치뿐만 아니라 기업에선 86세대(80년대에 대학교를 다닌, 60년대에 출생한 세대)가 장기 집권을 하고 있고, 8~90년대생들이 독립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미 기성세대가 된 86세대와 지금의 MZ세대 사이에서 X세대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기질을 가지고 있어 ‘가교’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X세대의 역할인 것 같다.

저 역시도 X세대의 정치인으로서 기존의 틀을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선 현재 ‘중앙 집권화’된 정치는 ‘의회 정치’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한 명이 중심이 되는 중앙 집중은 중심부가 깨졌을 때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어서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다. 대통령 한 사람에게 모든 권한과 책임을 주는 구조는 다변화되는 현 시대에는 맞지 않다.

‘당대표체제’도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국민들은 국회에서 의원들이 싸우는 모습을 익숙하게 봐와서 정당 정치, 의회정치 구분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전당 대표를 뽑는 체제는 의회 정치를 하는 선진국에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과거 86세대가 여의도에 진출해 수평적인 문화 등 변화를 이끌어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시대 흐름에 따라 새로운 세대와도 차이가 생겼다. 손바닥 크기의 기기로 전 세계를 보고 있는 아이들이 성장해서 국회의원이 되면, 86세대가 여의도를 바꿨듯이 또 다르게 여의도를 바꿔야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가 바뀌어야 다른 분야 역시도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담 = 전규열 대표이사 겸 발행인
정리·사진 = 유안나 기자

김병욱 의원 프로필

- 제21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포항시남구울릉군)
- 제21대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 국민의힘 원내부대표  
- 국회의원 연구단체 ‘국회철강포럼’ 공동대표
- 전 제21대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위원
- 전 국민의힘 청년의힘 공동대표
- 전 제21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
- 연세대 행정대학원 석사
- 연일초, 영일중, 포항고, 경북대 정치외교학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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