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7일까지 나비 축제…꽃 40만본‧나비 25만 마리‧140억 가치 황금박쥐 조형물 볼만
일강 김철 선생 기념관…상해임시정부 재현한 역사 현장 숨결 느껴
나비축제부터 생태체험‧역사체험 현장까지…맛과 힐링은 ‘덤’

함평 나비대축제 조형물(아래)과 축제장 입구에서 기자들이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함평 나비대축제 조형물(아래)과 축제장 입구에서 기자들이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공감신문] 오영세 기자= 계절의 여왕, 가정의 달, 5월이 꽃의 향연을 몰고 거침없이 우리들 곁으로 다가왔다. 산수유부터 개나리, 진달래, 벚꽃, 연산홍까지 봄의 오케스트라가 대한민국 방방곳곳에서 탄성을 자아낸다.

5월이 오면 2~30대 청춘도, 4~50대 직장인도, 6~70대 어르신도 남녀노소 상관없이 어디론가 무작정 한번 떠나보고 싶다. 혼자도 좋고 함께면 더 좋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연인이면 더없이 좋다.

기자는 지난 4월 27일부터 28일 1박 2일 일정으로 전남관광협회와 함평군의 초청으로 국내 관광전문기자 10여 명과 함께 나비 축제의 대표 도시 전남 함평을 처음으로 방문했다.

함평 나비생태관의 꽃과 나비들 (사진=오영세 기자)
함평 나비생태관의 꽃과 나비들 (사진=오영세 기자)

◆ 5월 7일까지 ‘나비와 꽃의 향연’…함평 나비대축제 열려

꽃과 나비가 펼치는 아름다운 세상 ‘함평 나비대축제’가 코로나19로 인해 4년 만에 지난 4월 28일 본격 개막돼 5월 7일까지 열흘간 ‘봄을 여는 소리, 함평 나비대축제’라는 주제로 함평 엑스포공원과 읍 시가지 일원에서 개최되고 있다.

이번 나비축제에서는 샤피니아 등 33종의 다채로운 꽃 40만 본과 20종 25만 마리의 다양한 나비를 만나볼 수 있다. 또 다육식물관에서는 다육선인장, 용설란 등 650종 3000본과 수생식물관에서는 열대야자, 수련 등 72종 546본과 비단잉어 등 4종 300마리를 볼 수 있다.

다육식물관과 수생식물관의 선인장과 꽃핀 바나나, 용설란 (사진=오영세 기자)
다육식물관과 수생식물관의 선인장과 꽃핀 바나나, 용설란 (사진=오영세 기자)

친환경농업관에서는 열대과일나무와 옥수수, 고추, 수박 등 농작물, 호박터널을 볼 수 있으며, 나비‧곤충생태관에는 나비‧곤충 표본은 물론 곤충 VR 미디어 체험시설도 구축되어 있고, 주제영상관 VR 체험장에서는 롤러코스터, 퓨처바이크 등 VR 12종과 클레이사격, 축구 등 AR 2종도 체험할 수 있다.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서는 고산봉 일대가 1999년 발견된 162마리의 붉은 박쥐 서식지로 확인돼 청정지역에서만 살 수 있는 멸종위기동물 1급인 황금박쥐를 보호하고 생태환경보전에 대한 이미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제작된 순금 162㎏가 사용된 황금박쥐 조형물을 볼 수 있다.

황금박쥐관과 황금박쥐 조형물과 박제 (사진=오영세 기자)
황금박쥐관과 황금박쥐 조형물과 박제 (사진=오영세 기자)

황금박쥐 조형물은 2005년 1월 순금 매입당시 27억원에 매입했으나, 2023년 4월 기준 금값으로 137억원에 이르고 있다. 제작 당시에는 많은 예산 투입으로 반론도 많았지만 지금은 친환경 청정 농업지역을 상징하는 함평군 랜드마크로서 귀중한 관광자원으로 몸값을 톡톡히 하며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축제장 인근 함평천지 전통시장에서는 할인 장터를 상설 운영하고 함평축산물 시식회도 열린다. 함평천지 한우구이(5월 5일), 한돈요리(5월 6일), 오리 훈제(5월 7일) 요리를 시식해 볼 수 있으며, 시식으로 부족한 함평 한우는 전통시장 내 한우전문 식당에서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돌머리해변 전경들 (사진=오영세 기자)
돌머리해변 전경들 (사진=오영세 기자)

◆ 소나무 숲과 바다의 조화…낙조가 일품인 '돌머리 해변'

함평군은 ‘4‧4‧8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함평을 찾는 여행객들이 ‘숲에서 4시간, 바다에서 4시간, 숙소에서 8시간’을 머무르게 하자는 의미로, 그냥 스쳐가는 일회성 관광이 아닌 체류하며 힐링하는 관광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돌머리해변은 함평군청에서 불과 8㎞, 약 1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고, 바다 방향으로 405m 길이로 쭉 뻗은 목교가 장관이다. 이 목교를 따라 바다로 걸어 나가면 갯벌 탐방로를 볼 수 있다. 바닷물이 물러난 갯벌에는 낙지 새끼를 부화시키는 시설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기자들을 안내한 이복임 문화해설사는 “돌머리 해변의 낙조는 가히 서해안 최고의 낙조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바다 건너 무안군 산 너머로 해가 넘어가 장관을 이룬다”며 “영광군과 무안군을 연결하는 칠산대교가 멀리 보인다”고 말했다.

돌머리 해변 인근에는 함평 먹거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민물 장어 맛집이 있다. 서울에서 함평까지의 여독을 말끔히 씻어주기에 충분했다. 이곳의 장어를 맛보지 못한다면 앙꼬없는 찐빵을 먹은 격이 아닐까?

또 주포지구 한옥마을이 조성돼 있다. 50여 동의 한옥 가운데 30여 동이 한옥 민박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오토캠핑장 팬션도 운영되고 있어 해안권 관광과 체류형 관광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자연생태공원과 양서‧파충류 생태관 (사진=오영세 기자)
자연생태공원과 양서‧파충류 생태관 (사진=오영세 기자)

◆ 사계절 생태학습 체험 ‘함평 자연생태공원’‧양서‧파충류 생태관

함평군 대동면 대동저수지 인근에 자리 잡은 함평 자연생태공원에는 나비곤충표본 전시관과 한국춘란 분류관 등 7개 전시 시설과 수서곤충 관찰학습관이 있으며, 공원 입구에는 국내 최대 양서‧파충류 전문 전시관이 있다. 자연생태공원에서는 50종 300화분의 새우란을 관람할 수 있다.

양서파충류 생태관은 건물 외형도 뱀이 꽈리를 튼 듯한 형상을 하고 있어 다소 징그러울 수 있지만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양서‧파충류의 생태를 직접 살펴볼 수 있다. 한국관과 사막관, 열대관, 체험관, 아나콘다관으로 나눠 91종 670여 마리를 볼 수 있다.

양서‧파충류 생태관과 자연생태공원 사이를 쉽게 오갈 수 있도록 20인승 무궤도 열차가 무료로 운행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 운행한다.

일강 김철 선생 기념관과 상해임시정부청사 내부 (사진=오영세 기자)
일강 김철 선생 기념관과 상해임시정부청사 내부 (사진=오영세 기자)

◆ 일강 김철 선생 기념관…상해임시정부청사 재현

함평군 신광면 일강로 873-12에는 상해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내며 조국독립을 위해 몸을 바친 독립운동가 일강 김철 선생의 혼이 숨쉬고 있는 기념관과 상해 임시정부청사 재현관이 있다.

일강 선생은 1886년 함평군 신광면 함정리에서 태어나 1915년 일본 명치대학 법학과를 졸업후 귀국해 소작농에게 농지를 배분하고 1917년 조선 광복을 위해 독립운동자금으로 천석꾼의 가산을 처분해 상해로 망명했다.

이곳에는 선생의 호국충절 정신을 기리고 교육문화의 장을 기리고자 상해 임시정부청사를 그대로 재현하고 선생 생전의 사진, 유물 등과 함께 활동했던 독립운동 당시의 각종 자료가 전시되고 임시정부 회의 장면 등이 재현되어 있다.

이 곳에서 김철 선생이 백범 김구 선생과 이봉창,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주도하고 상해 임시정부에서 국무위원 재무장 등을 역임한 독립운동가로서 활동상황을 엿볼 수 있어 함평군을 찾은 여행길이라면 반드시 들러 호국영령의 정신을 새겨 볼 만하다.

대동 향교리 줄나무 숲(왼쪽)과 용천사 전경, 대웅전 정면 돌계단 연화문, 용천사 가는 길. (사진=오영세 기자)
대동 향교리 줄나무 숲(왼쪽)과 용천사 전경, 대웅전 정면 돌계단 연화문, 용천사 가는 길. (사진=오영세 기자)

◆ 대동 향교리 350년 느티나무‧팽나무‧개서어나무 숲과 모악산 '용천사'…9월 ‘꽃무릇’ 장관

대동 향교리 느티나무‧팽나무‧개서어나무 숲은 천연기념물 108호로 지정된 곳으로 함평읍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다. 이곳은 수산봉의 불의 기운으로부터 향교를 막기 위해 1만 8274㎡에 350년 수령의 나무들이 약 3㎞에 걸쳐 줄나무로 심어져 강한 바람과 비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고 숲을 찾는 이들에게 휴식과 힐링의 공간으로 사랑받으며 2006년 아름다운 숲 공존상을 수상했다.

정지선 관광정책팀장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곳 숲을 보전만 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관광자원”이라며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대동 향교리를 둘러 20여분을 차로 달리면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인 백양사의 말사 용천사를 볼 수 있다. 용천사는 600년(백제무왕 1년) 행은이 창건했으며, 645년(의자왕 5년) 각진이 중수하고 1275년(고려 충렬왕 1년) 국사 각적이 중수했다. 조선시대에 와서도 세조와 명종때 중수해 큰 절로 성장해 전성기에는 3000여명의 승려가 머물렀다.

용천사는 대웅전 정면 돌계단의 오른쪽 샘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용이 그 연못에서 살다가 승천해 용천으로 불렸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용천사로 오르는 정면 돌계단의 난간에 새겨진 연화문 조각은 역사의 흔적이 배여 있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아직도 선명하게 보존되어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아름다운 연화문을 감상할 수 있다.

용천사 주변은 꽃무릇 공원으로 자연 생태공원이다. 9월이면 꽃무릇이 피어 장관을 이루는데 용천사 입구부터 용천사를 거쳐 모악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행길에 꽃무릇 잔치가 펼쳐진다.

함평 보물 고막천 석교 전경 (사진=오영세 기자)
함평 보물 고막천 석교 전경 (사진=오영세 기자)

◆ 함평군 보물 '고막천 석교'

함평읍에서 10여분 남짓한 곳에 고막천 석교가 있다. 나주 문평면과 함평 학교면을 잇는 고막천 석교는 고려원종 14년 고막대사가 만들었다고 전해 오는 남한 유일한 고려시대 다리로 돌쌓기 방식이 석축방식을 그대로 지니고 있어 간결하고 투박한 인상을 준다. 2003년 보물로 지정됐다.

나무를 자르듯 자유로이 돌을 자르고 짜 맞춘 견고한 석교가 물이 잘 넘치는 고막천의 물살을 700년 동안이나 버틸 정도로 견고하게 만들어졌음에도 일제강점기를 넘기지 못하고 보수하면서 엉성하게 조립돼 아쉬움을 남겼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장소로 손색이 없었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