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높일 수 있는 소비자 투자 진작을 위한 긍정적 정책 필요"

[공감신문] 유안나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면서 미국 기준금리는 5.25~5.50%로 조정됐다. 이는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이는 최대 2.00%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3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로 0.25% 포인트 올렸다고 발표했다.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 금리를 15년 만에 최고치로 높인 것이다.

이처럼 최근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16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삼성경제연구소·KB증권 수석이코노미 출신의 경제 전문가인 장재철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본부장(수석이코노미스트)은 공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리차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의 펀더멘탈이다. 성장세 유지가 더 중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장재철 본부장은 “한국·미국 간 금리차이에 대한 우려보다는 국내 경제 성장을 생각해야 한다”며 “전반적으로 소비진작과 투자가 이뤄지도록, 경제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긍정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 본부장은 “내년 2.4% 경제성장률을 위해 지금과 같은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 가능할까 했을 때 힘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이후 경기는 여러 가지 하방리스크(downside risk)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7월 초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면서 장 본부장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제고를 위한 재정, 통화 정책을 언급,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며 투자가 이뤄지도록 정부가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통화정책의 경우 6개월, 9개월의 시차가 있는데, 이러한 시차가 있다는 게 중요한 점”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늦어도 올해 하반기 말까지는 내년 상반기에 대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정부의 경제 정책 역할을 강조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장재철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본부장
장재철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본부장

Q. 올해 상반기 경제 어떻게 보시는지

"상반기 한국 경제성장률은 수출 감소세와 내수 둔화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0.6%로 1분기 대비 높아졌지만, 질적으로 따졌을 땐 소비도 좀 부진했고, 수출·수입 등 전반적으로 안좋아지면서 ‘불황형 성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수출 부진은 글로벌 환경이 나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대(對) 중국 수출과 그나마 기대감이 있었던 베트남 수출의 두 자릿수 이상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Q. 하반기 경제는 어떻게 될까?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9% 밖에 성장하지 못했는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1.3%인걸 고려했을 때, 하반기엔 1.8%의 성장률 달성이 필요하다. 상반기 경기가 부진했다면, 하반기엔 순수출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한편, 민간소비는 소비심리 및 실질구매력 개선으로 인해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수출은 반도체 업황 개선과 자동차 및 선박 수출 호조로 완만한 수출 회복세가 예상된다. 다만, 최근 부진한 중국 경기 회복세를 하반기 수출 반등 전망의 불안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투자에서 ‘설비투자’는 고금리 환경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둔화가 예상되지만, 긍정적 요인으로 수출 회복 기대를 꼽을 수 있다. ‘건설투자’는 선행지표인 건설수주 부진으로 4분기부터 둔화될 전망이다.

지금은 소비와 투자의 회복세가 지속되어야만 성장세가 유지될 수 있는 상황이다. 성장의 축이 내수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올해 하반기까지는 이런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문제는 내년으로 넘어갔을 때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수 있느냐에 대해선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다."

장재철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본부장
장재철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본부장

Q. 고금리 여파로 인한 집값 변동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

"오른 집값을 잡는다고 하면 금리 외에도 규제·제도, 보유세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소비와 투자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역시 기조를 잘 잡아야 하는데, 과거 통화 정책의 경우 집값 등 부분적 이슈가 아닌, 경제 전반에 대한 상황을 보고 시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경제 성장의 축이 내수로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는데, 내수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선 통화 정책의 스탠스는 지금보다 완화적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금리를 조금씩 낮춰 긴축의 정도를 완화시키면서 소비와 투자에 대해 여지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한미 금리차 확대로 인한 불확실성 우려가 나오기도 하는데?

"최근 대외 환경을 봤을 때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4%대로 떨어진다, 미국은 소프트랜딩(연착륙)을 한다는 소식으로, 소위 말해 글로벌 경제의 상위 1~2가 올해보다 부진하다고 하면 글로벌 트레이드 환경 자체가 올해보다 좋아질 수 있겠냐고 보기는 어렵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본 유출과 관련하여 사람들은 흔히 한미 금리차로 외국인들이 팔고 떠난다고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러나 여전히 외국인들은 한국 국채와 주식 시장에 대해 계속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저는 한국만큼 투자 기회가 있는 곳은 없다고 보고 있다. 과거 한미 정책 금리차가 있었을 때를 보더라도 외국인 자본 유출이 보이지 않았다는 게 경험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미 간의 금리 차이 때문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금리차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이다."

장재철(왼쪽)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본부장과 전규열 공감신문 대표이사 겸 발행인이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장재철(왼쪽)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본부장과 전규열 공감신문 대표이사 겸 발행인이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Q. 고금리, 유가상승 등 글로벌 경제가 한국 금리에 미칠 영향은?

"인플레이션 레벨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의 금리 수준을 우리가 그 나라와 같이 똑같이 해야 할 필요가 없다. 한국은행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추가적 금리 인상에 대한 여지를 열어놨지만, 하방리스크가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금리를 더 올려야 되는 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 2분기 성장률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소비와 투자가 부진했는데, 여기에 금리를 더 올려서 긴축 기조로 물가를 더 빨리 내리겠다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Q. 최근 중국 부동산 위기가 한국에 미칠 영향은?

중국의 실물 부분이 부진했는데, 여기에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정도로 소비가 안좋아지며 소비 회복이 늦어졌고, 공급망 이슈, 수출 및 대외 여건이 악화됐다. 이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서 발생한 리스크가 금융 리스크로 발전, 금융 불안이 경제 심리를 악화시키면서 악순환이 시작되었다. 이에 중앙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민간 부분을 살리기 위해어 얼마만큼 강하게, 집중될 것인가가 제일 큰 이슈인 것 같다. 중국의 경우 가계부채 수준은 상대적으로 괜찮은 반면, 기업 부채가 큰 상항이다. 이런 부분들이 계속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실물과 금융의 악순환이 지속되면 중국의 성장세가 계속 악화될 수 있다. 금융 부분에 있어서 불안이 좀 강조되거나, 부상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결국 한국의 경제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것은 정책의 투명성이다. 불확실성 리스크는 계속 생기고 있으며, 하반기에 이어 앞으로도 이에 대해 언제 터질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저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좀 더 빨리 생각하고, 준비하고, 설득해야 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대담= 전규열 대표이사 겸 발행인
정리·사진= 유안나 기자

장재철 본부장 프로필

-현)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본부장, 수석이코노미스트
-KB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 한국시장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 상무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연구본부 경제동향실 수석연구원
-워싱턴대학교 사회과학연구센터 컨설턴트
-워싱턴대학교 경제학 박사
-고려대학교 경제학 학사 및 석사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