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특별한 웨딩' 모토로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크고 싶어"
"젊은 층 창업 지원에 스케일업 등 서포트 단절 느끼기도"
"수제 웨딩슈즈 스마트 공장 특화 진행 중… 고령화로 인한 장인 감소는 숙제"


공감신문은 (사)청년창업가협회와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그 일환으로 [청년창업가를 만나다] 릴레이 좌담회를 진행합니다. 청년창업가들의 다양한 고충을 듣고 전문가들과 함께 대안을 찾으며, 궁극적으로는 ‘청년창업 지원 2.0’ 버전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공감신문] 유안나 기자=“청년 창업 또는 스타트업에 대한 나이 제한이 너무 젊은것 같습니다. 요즘은 60세도 한창 일하며 젊은 나이로 언급되고 있음에도 창업 지원 연령은 제한적입니다”

지난달 30일 ‘청년창업가 릴레이 좌담회’ 게스트로 참석한 임미나 (주)이로스타일 대표는 청년 창업 시작 이후 느낀 애로사항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임 대표가 참여하고 있는 서울 청년 창업가 모임의 연령대는 20~40대로 구성되어 있는데, 창업 지원이 조금 더 젊은 층에만 집중되다 보니 '연령 제한'에 대한 불편이 있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사실 지원이 젊은 청년에만 집중되어 있으면, 그보다 조금 더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에겐 스케일업, 제대로 된 회사 비즈니스를 위한 서포트는 단절되어 있다고 느낀다"라며 연령 기준이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임 대표는 또 다른 애로사항으로 소공인에서 더 확장하고 싶은 지금 단계에서 재투자에 대한 어려움을 언급했다.

임 대표는 “제가 사업의 모든 과정에 참여하다 보니 시간과 돈은 같다고 본다.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자금이 적게 들고, 자금이 많으면 단기간 내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제 돈을 가지고 벌면 투자하고, 또 벌면 투자하는 재투자하는 과정을 거친다”면서 “사업이 커지면 제 돈으로 커버하기 힘들어지니까 투자가 답인가 싶다가도, 투자를 받으면 (사업) 방향이 원하는 대로 가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이런 점에 대한 괴리가 조금 있다”고 털어놨다.

스타일리스트출신의 임미나 (주)이로스타일 대표는 구두 등 신발이 좋아서 2006년 단돈 10만원으로 슈즈 사업을 시작, 본격적으로 2012년부터 이로스타일을 웨딩슈즈 브랜드로 키워왔다. 현재 사업 분야는 크게 웨딩슈즈, 웨딩드레스, 디렉팅 등 세분야이며, 고객 맞춤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자체 수제화 공장도 운영 중이다. 다를 '이', 길 '로'를 조합한 이로스타일은 ‘세상과 다른 길을 가겠다’, 그리고 ‘나만의 특별한 스타일’ 뜻을 지녔다. 임 대표는 ‘나만의 특별한 웨딩’을 모토로 관련 산에서 새로운 웨딩 트렌드를 제시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영향력 있는 웨딩 기업으로 키워내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임미나 (주)이로스타일 대표 

※ 다음은 좌담회 주요 내용

조봉현 IBK기업은행 선임연구위원(前 부행장 겸 경제연구소장, 경제학박사)(이하 조 위원)  “창업 계기가 무엇인가”

임미나 (주)이로스타일 대표(이하 임 대표) "제가 과거 방송(TVN ‘화성인파일’ 슈어홀릭편)에 나올 정도로 신발을 되게 좋아했다. 그런데 정작 제가 결혼할 때는 웨딩슈즈를 준비하지 못했었다. 저는 키가 작아서 높은 굽의 웨딩슈즈를 신고 싶었는데 이걸 파는 브랜드나 파는 곳이 마땅히 없었고, 수제화를 맞추기엔 시간이 오래 걸려서 렌탈한 웨딩슈즈를 신고 결혼식에 들어갔었다. 당시 결혼식 사회자가 신랑이 신부를 들고 앉았다 일어나는 이벤트를 시켰는데, 그때 제가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슈즈가 사람들한테 노출이 되면서 트라우마가 생겼다. 저는 웨딩슈즈 하면 어차피 드레스에 가려지기도 하고 다들 모르니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웨딩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예뻐야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웨딩슈즈가 필요하겠다 싶어 시작하게 됐다"

전규열 공감신문 대표이사(이하 전 대표) “슈즈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임 대표 "아무래도 좋아하니까 하게 된 것 같다. 처음에는 2006년 10만원을 가지고 시작했다. 그때는 인터넷 쇼핑 플랫폼이 막 생겨나는 시기였는데, 당시 저는 사업을 한다기보단 퍼스널 스타일링 브랜드를 생각해 스타일리스트로서 직관력을 키우고 싶었다. 스타일링을 하기 위해선 사람을 한 번에 파악해야 하는 직관력이 필요한데, 상품 소싱과 같은 능력을 위하여 10만원을 투자한 것이다. 이 돈으로 구매한 몇 개의 아이템을 인터넷에 올렸던 게 대박이 나면서 파워셀러가 된 적이 있다. 이후 아웃소싱으로 중국에서 제작, 인터넷 특화 슈즈를 판매했다. 그러다가 제 결혼식을 계기로 웨딩슈즈가 빈 시장이라는 걸 알았고,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웨딩슈즈를 하다 보니 웨딩드레스에 웨딩슈즈가 가려지는 걸 보면서 슈즈가 잘 보이는 드레스를 만들기 위해 웨딩드레스를, 또 디렉팅까지 하게 되었다."

전 대표 “디렉팅이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

임 대표 “디렉팅은 촬영 디렉팅, 본식 디렉팅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촬영 디렉팅에서는 결혼 전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라고 하는 리허설 촬영에서 저희 세미 드레스를 입혀보고, 스타일링을 해서 어떻게 사진을 찍는 게 좋은지 디렉팅을 해준다. 본식 디렉팅의 경우 요즘은 워낙 다양한 스타일이 많다 보니까 웨딩홀에서 많이 했던 옛날과 다르게 야외 예쁜 곳에서 결혼식장을 만들어달라고 요청이 들어오면 디렉터가 공간이나 플라워를 연출해준다"

전 대표 “결혼식 하면 보통 큰 결혼식장이나 호텔에서 하는 걸 생각하는데, 대표님은 특정 장소도 섭외하시는 듯하다. 맞춤형 웨딩을 어떻게 진행하는 건지?”

임 대표 “예를 들어 3월 2일 발리에서 7명만 참여하는 예식이 있다. 여행을 하면서 동시에 결혼을 하는 건데, 이처럼 결혼식에는 정석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결혼인 셈이다. 지금까지 한국 문화에서의 결혼은 대접을 하는 잔치였다. 그래서 사람들을 불러서 음식을 대접하고 그런 게 정서였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해외여행도 많이 가고, SNS를 통해 외국 문화를 많이 접하면서 결혼할 신랑, 신부 그리고 가족들만이 집중하고 즐기는 파티 웨딩 문화가 자연스럽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 웨딩문화보다 외국 문화를 제안한다. 나와 중요한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그런 웨딩 문화가 약간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기도 하고, 저희 디렉팅 브랜드도 웨딩을 부담이 아닌 파티라고 칭한다. 물론 서로 다른 문화의 결혼식은 장단점이 있다. 그렇기에 한국 문화상 두 가지가 공존하는 게 맞다고 본다. 개인 상황에 맞게 대규모, 소규모 결혼식을 선택하고, 특정한 정석 없이 결혼하는 사람들이 하고 싶은 대로, 주인공이 되어서 하는 게 진정한 웨딩 문화라고 생각한다” 

‘청년창업가 릴레이 좌담회’에서 (왼쪽부터) 전규열 공감신문 대표이사 겸 발행인, 임미나 (주)이로스타일 대표, 조봉현 IBK기업은행 선임연구위원(前 부행장 겸 경제연구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년창업가 릴레이 좌담회’에서 (왼쪽부터) 전규열 공감신문 대표이사 겸 발행인, 임미나 (주)이로스타일 대표, 조봉현 IBK기업은행 선임연구위원(前 부행장 겸 경제연구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 대표 “슈즈로 시작했는데, 사업 분야 확장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임 대표 “현재는 제가 할 수 있는 분야를 넓히고 있고, 넓어지다 보면 모두 계열사로 바꾸고 싶은데 아직까지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저희 브랜드 내에서 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하향 사업만 하고 있는 것 같다. 성수동 수제화 쪽도 그렇고 인구 감소, 비혼주의 증가로 결혼하는 사람들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수제화의 가장 큰 문제는 고령화다. 대부분의 장인들이 60~70대인데 다음 세대가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중국의 저가 슈즈들이 들어오고 있다 보니 앞으로 수제화에 대해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다. 얼마 전에는 수제화의 롤모델이 있을까 싶어서 일본에 다녀왔는데, 가서 '가능성'과 '전망이 없다'는 2가지를 동시에 봤다. 일본처럼 그대로 가면 전망이 없을 것 같고, 아예 새롭게 갈아엎으면 가능성이 있겠다고 느꼈다. 그래서 수제화에 대해서는 스마트 공장화를 생각하고 있다. 저희는 주문 제작 수제화를 만들다 보니 다품종 소량 생산이고, 이게 가능한 공장을 특화시키는 게 지금 제가 진행하고 있는 일이다. 고객이 직접 주문 제작을 할 수 있는 키오스크를 개발하고 있고, 관련 프로그램도 만들 생각이다. 전체 과정의 앞부분인 스마트화는 진행 중이지만 뒷부분, 장인분들이 만드는 시스템에 대한 스마트화는 저의 숙제이다”

조 위원 "대표님이 하고 계신 일에 대해 분류한다고 하면, 제가 예전에 만든 용어인 ‘창조형 소공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창조형 소공인은 손으로 만드는 소공인을 넘어서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걸 의미한다. 사람들은 보통 소상공인이라고 하는데, 이 중 99%가 상인들이다. 한국은 제조업을 시작으로 경제가 발전했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제조업을 가지고 가려고 하면 소상공인에서 공인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봤고, 소공인의 개념 및 창조형 소공인의 용어를 만들었다. 지금도 저는 소공인의 부분을 우대해 나가면서 임 대표님같이 창의적인 소공인들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는 게 스타트업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흔히 스타트업 하면 첨단, AI 등을 추구하는데 생활 속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업과 연결시키는 것 역시 스타트업이다.

창업하면서 어려움들도 많았을 것 같은데, 지금까지 실제적으로 경험한 어려움이 있는지?"

임 대표 “(앞부분) 재투자에 대한 어려움, 다른 하나는 실업급여와 같은 직원 근로·복지 문제다. 근로자들 사이에선 기초생활보조금, 실업급여를 타는 게 유행인 것 같다. 제가 새로운 수제화와 같은 사업 비전을 제시해도 국가에서 돈을 주다 보니 요즘 젊은 친구들이나 어르신들 모두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게 요즘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조 위원 “작게 시작하는 기업들에게 주는 대출 규모가 굉장히 제한적이다. 물론 시작단계에서는 1억원도 클 수 있지만 대표님 회사같이 소공인으로 시작해서 비즈니스가 충분히 확장해 나갈 단계에서는 사실은 3~5억원까지도 대출이 필요하다. 저는 충분히 단기간 내에 점프할 수 있는 창조형 소공인 같은 경우는 대출 한도, 규모를 조금 더 늘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사회·국가에 도움이 되는 것들에 많이 하는 임팩트 투자가 요즘 화두다. 저는 앞서 대표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웨딩을 즐겁게 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결국은 청년들의 결혼을 유도하고,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많은 길 중 하나일 수 있고, 그런 측면으로 임팩트 투자에도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 재투자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재무제표상 마이너스로 나타나는 기업도 있다. 이런 기업에 대해서는 적자 기업으로 분류하지 않도록 금융적인 측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조 위원 “정부가 정책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있다면”

임 대표 “장비가 굉장히 오래됐다. 미싱 같은 경우도 몇십 년이 되었는데 이런 장비를 구매하고 싶어도 돈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들어간다. 사업화하는 스마트공장도 렌탈 지원만 있고, 구입에 대한 지원은 없다. 어떤 장비에 있어서 저희가 어떤 장비를 구매할 때 서포트, 아니면 세제 혜택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왼쪽부터) 전규열 공감신문 대표이사 겸 발행인, 임미나 (주)이로스타일 대표, 조봉현 IBK기업은행 선임연구위원(前 부행장 겸 경제연구소장)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전규열 공감신문 대표이사 겸 발행인, 임미나 (주)이로스타일 대표, 조봉현 IBK기업은행 선임연구위원(前 부행장 겸 경제연구소장)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 

정리·사진=유안나 기자

[임미나 대표 약력]

- 2016년 7월 ~ 이로스타일 대표이사
- 2006년 7월 ~ 2016년 7월 이로스타일 대표
- 숙명여자대학교 생명과학, 수학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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