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m나 길게 이어진 칸의 모래 해변에서 만난 여유와 낭만
[공감신문 라메드] 칸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 칸은 명품 쇼핑 1번지다. 특히 크루아제트 대로에는 지방시, 크리스찬 디올, 에르메스, 샤넬, 베르사체 등 앞선 패션을 선보이는 명품 부티크를 비롯해 수백여 가지의 브랜드숍이 늘어서 있다. 하지만, 정작 칸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것은 매혹적인 칸의 해변 때문이다.
칸의 해변은 10km가 넘게 뻗어 있어 해안의 정취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인 곳이다. 주로 자갈해변으로 된 지중해 지역에서도 칸은 고운 모래사장으로 유명하다. 비키니를 입고 태닝을 즐기는 할머니, 모래집을 만드는 아이들, 공놀이를 즐기는 연인들의 모습이 그림처럼 이어진다.
이러한 칸의 해변을 느끼고 싶다면, 열차를 타고 칸(Cannes) 중앙역에서 내리지 말고 다음 정거장인 ‘칸 라 보카(Cannes la Bocca)’역에서 내리기를 권한다. 에디터는 포토그래퍼와 수다들 떠느라 내려야 할 정거장을 지나쳐서 피치 못하게 칸 라 보카 역에서 내렸으나, 해안을 마주하고는 숨은 보석을 발견한 듯 마음이 들떴다.
칸 중앙역은 바로 쇼핑가와 번화가로 연결되고, 크로와제트 대로(Boulevard de la Croisette)를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고급 빌라와 이국적 해안가의 낭만을 맛볼 수는 있지만, 여유 넘치는 남부프랑스의 모래해변을 감상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리고 칸의 시내에 도착한 이상 도심 밖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에 반해 칸 라 보카 역에서 내려 지하도를 지나면 예상치 못한 바다와 모래사장을 만나게 되는데, 자연스레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수영복을 챙겨오지 않았음을 깊이 후회하게 될 것이다. 해안 도로를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다 만나는 칸의 시내가 더욱 낭만적이다. 봄의 칸 해변을 잊지 못하는 것은 적당한 기온과 지중해의 햇살 그리고 피부를 유영하듯 타고 흐르는 바람의 상쾌함에 있다. 그 기후 속에서 만나는 고운 모래와 에메랄드 바다는 삶의 관점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