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1실장
“역사적인 저금리… 연내 2회 인상 단행해도 1%”
“한계차주는 복지 차원서 접근해야”

[공감신문] 염보라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연내 2회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 시점에 시장은 시끄럽다. 금융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계감이다.

이자상환 유예 등 조치 덕분에 부실을 틀어막고 있는 한계기업이 금리 인상이라는 난관을 헤쳐 나가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 10곳 중 3곳은 이자비용도 벌어들이지 못하는 한계기업이다. 중소기업만 놓고 보면 2곳 중 1곳꼴이다.

가계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765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것들이 금리 인상과 맞물려 부실화될 경우 금융사가 리스크를 오롯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1실장은 30일 공감신문과 인터뷰에서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해도 1% 수준”이라면서 “(대출부실이 발생한다고 해도)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잘 충당해 놓은 덕분에 금융 시스템 안정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이어 “물론 한계차주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차주단위별 대응은 복지 쪽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예를 들어 신용회복위원회 재원을 늘려 한계차주 지원을 확대하는 식이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1실장 / 이건 기자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1실장 / 이건 기자

 

다음은 김영도 실장과 인터뷰 일문일답.

Q. IMF 등 주요 기관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하는 등 코로나19 사태로 흔들린 실물경제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의 역할도 컸다.

정부의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에 잘 협조해준 덕분에 실물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은행의)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일부 있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에) 이미 자본금을 충실히 쌓는 등 자산건전성을 높인 덕분에 큰 부담 없이 (유예 조치를)받아들이고 시스템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할 수 있었다.

Q.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 방침을 밝혔다. 대출을 받은 사람(가계·기업)들, 특히 한계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다.

올해 1~2회 정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이미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의 금리였기 때문에 올려도 큰 문제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0.5%p로, 2회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1%p가 된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에 한은은 1.25~1.75%p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 왔다.)

물론 한계차주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차주단위별 대응은 금융 이슈라기 보다는 복지 쪽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 예를 들어 신용회복위원회 재원을 늘려 한계차주 지원을 확대하는 식이다. 

Q. 은행들이 부실 리스크에 대한 대비를 잘 하고 있다고 보시는가. 금리 인상 시기에 추가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면.

대손충당금을 넉넉히 충당해 놓은 덕분에 금융 시스템 안정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신규 대출의 경우) 금리 인상기에는 고정금리 대출을 늘리거나 금리 상한을 제한하는 상품을 출시하는 등 정책을 펼 수 있다. 은행들이 (늘어난 가계대출을 다시 조이기 위해)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고 있는데, 이런 노력도 좀 더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본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1실장 / 이건 기자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1실장 / 이건 기자

 

Q. 코로나19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 은행들의 해외 시장 확대 움직임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시장 확장성 측면에서 보면 동남아처럼 개발 여지가 많은 나라로 가는 전략도 나쁘지 않다. 동남아의 경우 은행 시스템이 들어오기 전에 핀테크가 먼저 들어오면서 금융 시스템을 구축해 놨다. 나가려면 그런 형태로 가야 한다. 국내 은행은 기획력이나 자본력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씨티에서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동남아 법인을 인수하는 방안도 충분히 검토해 볼만 하다. 물론 경영진 판단은 다를 수 있다. 각 은행에서 10여년 전부터 해외 진출을 시도했고, 일부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이미 각 은행별로 강점이나 약점을 테스트 해보는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나름의 판단이 있을 것이다.

Q. 은행이 진출하기 좋은 국가를 추천해주신다면.

성장성이나 확장성을 노리면 아직 금융시장 포화도가 낮은 동남아로 가는게 맞다. 하지만 선진국으로 역진출하는 방안도 나쁘지 않다. 우리나라 은행 자체가 경쟁력이 낮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소매금융은 맨파워가 상당히 강하다. 창구 직원 한 명이 여러 일을 소화할 수 있는 나라는 별로 없다. 안정적인 기반을 원한다면 (선진국으로 역진출하는) 전략적 판단도 필요할 것이다.

대담 = 전규열 대표이사 겸 발행인
정리 = 염보라 기자
사진 = 이건 기자

※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1실장 인터뷰는 2회로 나눠 보도합니다.

김영도 실장 프로필

- 고려대학교 경제학 학사
- 고려대학교 경영학(재무론 전공) 석사
-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UCSD) 경제학 석·박사
- 現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現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1실장
- 고려대학교 총장상(1999.2), 금융위원회 위원장 표창(2013.1), 금융연구원장 표창(20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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