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를 찾아 나선 황금벨트 낭만가도!

사진 = 정민건 사진기자

[공감신문 라메드] 단풍이 물든 가을이면 매년 찾게 되는 곳, 푸른 하늘과 황금빛 들판이 대조되는 아름다운 그 곳. 혼자여도 좋고 함께여도 좋다. 나는 또 그렇게 올해도 경북으로 떠났다.

사진 = 정민건 사진기자

어렸을 때 부모님 손에 이끌려 여기가 어딘지도 모른 채 끌려왔고 학창시절 수학여행으로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의 문경새재를 죽도록 걸었던 기억이 있다. 어릴 때는 몰랐지만, 성인이 되어 다시 찾게 된 문경의 가을은 마치 영화 속 풍경 같았다. 햇살을 머금은 황금빛 벼 이삭이 반짝이며 살랑살랑 나에게 손을 흔드는 것 같았다. ‘다시 왔구나, 언젠간 다시 찾아올 줄 알았어...’라며.

#1

문경에 들어서면 조령산과 주흘산의 멋진 기암과 함께 가을 단풍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빨강, 노랑으로 물든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로 둘러싸인 한적한 시골길 드라이브는 언제나 힐링 그 자체다.

 

사진 = 정민건 사진기자

#2

화려한 단풍만큼이나 코끝을 자극하는 건 달콤한 사과향이다. 문경은 예로부터 사과가 유명한데 실제로 사람보다 사과나무가 더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주렁주렁 달린 사과는 탐스럽고 귀엽기까지 하다. 매년 가을, 문경새재에서 열리는 사과축제는 대표적인 가을 축제 중 하나다. 새콤달콤한 사과를 실컷 맛볼 수 있음은 물론 사과를 직접 따는 체험도 할 수 있다.

#3

문경을 대표하는 곳은 뭐니 뭐니 해도 문경새재다. 과거 조선시대에 영남에서 백두대간을 넘어 한양으로 가는 길 중에 가장 빨랐던 길이 문경새재였다는데, 이 길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지나쳤을까. 청운의 꿈을 품고 한양에 오르던 선비들, 가족들의 생계를 어깨에 지고 길을 오르던 보부상의 모습이 떠올랐다.

 

경북을 배경으로 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 포스터

#4

올해 개봉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젊은 세대에게 귀농 붐을 일으킬 정도로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 많은 이들에게 자연 회귀 욕망을 부른 촬영지는 경북의 ‘군위’와 ‘의성’이었다. 마을 자체가 ‘슬로우 시티’를 대변하는 의성은 나만 알고 싶은 곳 중 한 곳이다. 풀 냄새를 맡으며 흙길을 걸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발이 아프면 쉬어가고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면서 천천히 걷는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기도 한다. 다 걷고 내려오면 조금은 단단해졌을 발을 깨끗하게 씻어줄 냇가가 있기 때문이다.

#7

나와 함께 의성을 방문했던 지인 중 의성을 사랑하지 않은 이는 없었다. 젊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작은 면들로 이뤄진 마을. 마을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 아래 놓인 정자, 지천에 널린 탐스러운 감나무와 위풍당당 느린 속도로 도로를 점령하며 달리는 경운기. 그리고 정겹고 인심 넉넉한 할머니들. 사랑해 마지않는 풍경이다.

 

사진 = 정민건 사진기자

#8

문경에서 조금만 이동하면 경북의 대표적인 관광지, 안동까지 둘러볼 수 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안동에는 하회마을을 비롯해 도산서원, 병산서원 등 고적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가득하다. 하회마을은 풍산 류 씨가 대대로 터전을 만들어 살아오며 전통을 간직해온 곳으로 자연친화적인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적합하다. 앞만 보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과거를 돌아보고 멈춤의 미학을 알려주는 곳이다.

 

사진 = 정민건 사진기자

#9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곳은 ‘병산서원’이다. 병산서원에 앉아 바라보는 병산과 낙동강의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낙엽이 굴러가는 소리, 바람이 살랑거리는 소리…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그런 순간! 병산서원이라는 공간이 간직한 마법 같은 매력이다.

사진 = 정민건 사진기자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