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소연습(CPX) 위주로 훈련...사실상 ‘유예’

2017년 3월에 시행된 한미 연합훈련 ‘독수리훈련’에서 한국군과 미국군이 함께 아파치(AH-64)를 점검하고 있다. 내년도 독수리훈련은 축소 전개될 예정이다.

[공감신문] 서지민 기자=한미 국방 당국은 내년 초반에 예정돼 있는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FE)의 축소 실행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휘소연습 위주로 연합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6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군 수뇌부가 내년 4월 예정된 독수리훈련을 지휘소연습(CPX) 위주로 진행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조율 중이다.

한미 군 수뇌부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장관은 이미 몇 차례 독수리훈련 축소를 시사했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에게 "독수리훈련은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하도록 조금 재정비되고 있다"면서 "범위가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한 바 있다.

정 장관도 지난 10월 31일 미국에서 열린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가 끝난 직후 “매티스 장관과 저는 앞으로 외교적으로 진행되는 부분을 군사 분야에서 어떻게 잘 지원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군사대비태세에 문제가 없는 방향으로 향후 연습과 훈련을 어떻게 진행할지 논의했다”고 빍혔다.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이 워싱턴D.C에 있는 펜타곤(국방부)에서 열린 제50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의 결과물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지침'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미국은 내년 초 북한과의 정상회담 개최 등을 고려해 실기동훈련에 미군을 참가시키지 않겠다고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비핵화 대화 촉진 분위기 조성을 위해 북미 관계의 불편함을 최대한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독수리훈련은 한미의 실제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실기동훈련인 만큼, 미군 전력이 참가하지 않을 계획이어서 사실상 ‘유예’와 다를 바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북미관계 진전의 분위기 조성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군과 정부도 이런 미국의 기조에 부응하는 한편 한반도 안보상황 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해왔다”고 전했다.

2017년 3월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 독수리훈련을 위해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부산항을 출항하고 있다.

다만 독수리훈련 기간 동안 한국군은 계획대로 단독훈련을 진행한다. 훈련에 참여하는 미국군이 빠진 만큼 병력과 전력은 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연합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로 진행하는 연합 CPX 중심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독수리훈련뿐 아니라 매년 예정돼 있는 한미 연합훈련이 전반적으로 유예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미연합 3대 훈련 중 하나인 ‘을지프리덤 가디언 연습’은 올해를 기점으로 당분간 잠정 유예 상태다. 내년부터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은 한국군 단독연습인 ‘을지태극연습’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또 올해 하반기 예정됐던 ‘비질런트 에이스’ 한미 연합 공중훈련과 2대의 해병대 연합훈련인 ‘케이맵’도 실시하지 않아, 내년 훈련 시행 여부도 불확실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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