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의 정치성은 언제나 악덕"

법원
법원

[공감신문] 김대환 기자=정욱도(사법연수원 31기) 대전지법 홍성지원 부장판사는 17일 “판사들의 '총선 직행'은 남은 동료들에게까지 '법복 정치인의 혐의'를 씌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욱도 부장판사는 이날 법원 내부 통신망인 코트넷에 '법복 정치인 비판'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판사 퇴직과 동시에 기성정당의 일원으로 직행하는 일을 자제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4·15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제출한 이수진(30기) 수원지법 부장판사와 장동혁(33기) 광주지법 부장판사, 사표를 내고 정치권 영입 제안을 받고 고심 중인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 출신 최기상(25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 등 3인의 판사에 대한 비판이다.

정 부장판사는 "법관의 정치성은 발현된 곳이 음지이든 양지이든, 밝혀진 때가 현직이든 전직이든, 방향이 보수든 진보든 상관없이 언제나 악덕"이라며 "과거의 동료들을 도매금으로 정치집단이란 매도 앞에 내던지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관의 정치성은 가급적 억제돼야 하고, 불가피하게 드러낼 때조차 지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런 자제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어떤 파국이 오는가를 우리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안에서 똑똑히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정 부장판사는 "법복을 벗자 드러난 몸이 정치인인 이상 그 직전까지는 정치인이 아니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믿어줄 사람은 없다. 사법 신뢰 회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총선을 위해 현직 판사들이 사표를 내는 것은 그들이 판사 때 맡았던 재판의 중립성, 나아가 사법부의 중립성에 대한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우려가 나온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