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 연합뉴스

 

[공감신문] 염보라 기자="매우 '매파적'(hawkish)인 FOMC였다."

3월 15~16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발표되자 뉴욕 월가는 입을 모아 이렇게 평가했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Fed)는 3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며, 남은 여섯차례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 인상을 추진할 것임을 예고했다. 

오는 5월 회의에서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 절차를 시작할 수 있음도 시사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고삐를 당긴 것이다.

□ 연준 기준금리 0.25%p 인상… 소수의견 1명 "0.50%p 올려야"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정책금리 목표범위는 0~0.25%에서 0.25~0.5%로 조정됐다. 9명의 연준위원 가운데 소수의견은 1명이었다.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로, 0.50%p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결' 의견을 낸 위원은 한 명도 없었던 셈이다.

연준이 기준금리 결정을 발표하면서 공개한 정책결정문에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문장들이 등장했다.

'정책금리 결정배경' 부분에서는 코로나19 영향과 향후 경제 진로 관련 문구가 사라진 대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이 추가됐다. 

연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에 대해 "엄청난 인적·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한다"며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불확실하지만, 단기적으로 침략과 관련된 사건들은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가하고 경제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정책결정' 부분도 바뀌었다. 정책금리 포워드 가이던스와 테이퍼링 종료 관련 문구를 빼고, 정책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 관련 포워드 가이던스 문구를 넣었다.

특히 정책금리 인상과 관련해 "목표 범위를 계속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명시,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준이 함께 공개한 '점도표'를 보면 연준위원 다수는 연말 적정 정책금리(중간값 범위)로 1.75~2.0%를 제시했다. 0.25%p씩 움직인다고 가정할 경우 이달을 포함해 총 7차례 인상 의지를 밝힌 것이다. 직전 점도표에서는 '3회' 인상을 명시한 바 있다. 

나아가 내년 말 적정 정책금리가 2.5~3.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장기균형금리의 경우 지난해 12월 전망과 유사한 2.4%를 나타냈다.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더욱 강력한 '매파'로 돌아온 이유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연준이 정책결정문에서 언급했듯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물가 상승 압력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큰 폭으로 하향했으며(직전전망 4.0%→현재전망 2.8%), 물가상승률은 크게 상향했다.(2.6%→4.3%).

반면 물가와 함께 연준의 고려사항 중 하나인 실업률 전망은 3.5% 수준을 유지했다.

□ 파월 '더 빠르게, 더 강하게'… 월가 "'빅스텝' 가능성 있어"

FOMC 회의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매파적인 색채를 더 확연히 드러냈다.

파월은 "현재 노동시장이 매우 강하고 경제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연준은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면서 "경제가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노동시장 여건이 타이트하고 일자리 증가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으며, 가계 및 기업의 재무 상황이 양호하다"면서 "이러한 징후들은 강력한 경제, 실제 번성할 수 있는 경제임을 보여주며 통화정책 긴축을 견딜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해서는 "이번 회의에서 주요 변수들에 대한 합의에 큰 진전이 있었다"면서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을 마무리하고 실행할 수 있는 상태에 있으며, 빠르면 다음 회의(5월)에서 실제로 시작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진행 방식에 대해서는 "과거에 했던 것과 유사하겠으나, 지난번 보다 사이클이 훨씬 더 빠를 것"이라고 알렸다. 

이에 외신들은 일제히 매파적이라고 평가했고, 이러한 경향이 앞으로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위원들은 조기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필요할 경우 장기 균형금리 이상의 금리도 가능함을 보여줬다"고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7명의 위원들이 최소한 한 번 이상은 0.50%p 금리 인상이 필요함을 주장했고, 정책금리를 장기 균형금리 이상으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면서 "향후 실업률이 연준의 예상보다 더욱 하락할 경우 연준이 더욱 매파적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5월 중 0.50%p 인상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반면 물가 전망치는 상향 조정한 점에도 주목한다"며 "대차대조표 축소는 5월에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나, 더 일찍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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