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시중 통화량 33.8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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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염보라 기자=1월 한달간 약 3653조원의 뭉칫돈이 시중에 풀렸다. 한 달 전과 비교해 30조원 이상 불어난 숫자다. 앞서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유동성 파티’가 지속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명분은 더 강화됐다.

한국은행이 17일 공개한 '2022년 1월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이달 평균 광의통화량(M2 기준)은 365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33조8000억원(0.9%) 증가한 수치다.

M2는 유동 현금 통화를 비롯해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기관의 단기 금융상품까지 포함한 통화량 기준이다. 

M2 증가율은 2017년 9월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3000조원을 첫 돌파한 뒤 매월 사상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3.1%로, 전월(13.2%) 보다 소폭 하락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전세계 긴축 흐름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주식·암호화폐 시장에 머물던 자금이 예·적금 등으로 이동을 했다. 

2년 미만 정기예·적금에서 22조7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2002년 1월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한은은 "수신금리 상승, 예대율 관리를 위한 자금유치 등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금전신탁에서 12조3000억원, 수익증권에서 11조8000억원씩 증가했다.

경제 주체별로는 기타금융기관에서 35조1000억원 늘었다. 역시 2002년 1월 이후 최대로,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공모주에 대한 청약자금이 유입된 결과로 보인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서는 4조6000억 증가했다. 반면 기업에서는 6조6000억원 감소했다. 대출이 늘었지만 수입대금 결제 등 자금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풍부한 유동성에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통화정책 당국인 한국은행의 어깨는 무거워진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0(2020년=100 기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7%나 올랐다. 지난해 10월(3.2%) 이후 5개월 연속 3%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국은행은 일찍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작년 11월 발표) 2.0%에서 3.1%로 크게 높인 상태다. 한은 당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대로 내놓은 것은 2012년 4월(3.2%) 이후 처음이다.

3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Fed)가 연내 6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예고한 것도 부담요인이다.

15~16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9명 연준위원 중 7명은 연말 적정 정책금리로 1.75~2.0%를 제시했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1.25%로, 한미 금리차 역전을 피하기 위해서는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 한미 금리가 역전될 경우 국내 자본유출 등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한은은 0.50%p 안팎으로 금리차를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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