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논설위원
최영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논설위원

[공감신문] 최영훈 칼럼니스트 = 어제 '태권도의 세계화'에 힘쓴 고 이준구 선생에 관해 들었다. 서울타이거로타리 클럽(최평규 회장) 정기모임에서다. 그는 미국 상류층 인사들에게 태권도와 동양의 혼을 전파했다.

콧대 높은 미 상하 양원 의원들과 기업인들에게 얼차도 시켰다. 무술만 가르친 게 아니라, 홍익을 비롯한 동양의 정신도 가르쳤다. 그는 5년 전, 88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이준구기념사업회를 이끄는 김성걸 이사장이 고인의 유지를 받든다.

'대사범' 칭호로 불리며 냉전 기에 미국과 소련에 태권도를 전파했다. 미국 대통령을 비롯, 상-하원 350여 정치인을 태권도인으로 만들었다. 이어 모스크바로 가 11박12일 간, 의표를 찌르는 '행복론'을 설파한다. 동양 무도인이 설파한 행복론은 무도를 불법시 한 소련의 빗장을 연다. 먼저 들어간 65개 가라데 도장이 태권도 도장으로 변하면서 합법화한다.

지금 지구촌 230여 국 중 218개 국에 태권도를 퍼뜨린 견인차 역을 했다. 지구촌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한 축을 형성한게 바로 태권도 사범들이다. 김성걸 이사장은 국회 본관에 100평 규모 태권도 도장도 마련했다고 한다. 한국과 미국에만 있는 의원태권도연맹을 전세계로 확대하려고 작업 중이다. 

서울타이거로타리 클럽과 공동으로 태권도의 날(9월 4일) 세미나도 구상한다. 태권도의 세계화에 또 다른 이정표를 하나 세울지 모른다. 고 이준구 대사범은 절권도를 창시한 이소룡의 사부로도 유명하다. 미국 정치인 중 검은 띠를 가장 먼저 받은 이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란다.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듯, 그는 이름을 남기고 태권도의 세계화에도 한 획을 그었다.

김성걸 이사장은 강연 중 느닷없이 "불행하고 싶은 사람 손 들라!" 했다. 고 이준구 선생이 생전에 설파한 행복론 액기스를 전하려는 의도에서다. 철학이 추구하는 가치인 진선미 중 '선'을 빼고 대신 사랑 애를 넣었단다. 진미애! "진실하면 아름답고, 아름다우면 사랑받고, 그럴 때 행복해질 수 있다." 참 쉽고 단순하지만, 맞는 말이기도 하다. 태권도의 세계화에 견인차 역을 한 이준구 선생은 일종의 한류스타였다. '준리'라는 미국 이름으로 세계를 다니며 태권도와 동양 정신을 알려서다. 

 

글 최영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논설위원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