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은동 뒷산 진달래  사진=윤일원 트러스트랩 대표
서울 홍은동 뒷산 진달래 사진=윤일원 트러스트랩 대표

 

[공감신문] 윤일원 칼럼니스트 =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말 중 하나가, 부처의 중도(中道)와 공자의 중용(中庸), 노자의 무위(無爲)야.

알 듯 말 듯 하다가 무릎을 '탁' 치면서 “바로 그거야” 해 놓고 며칠 못 가서 다시 알쏭달쏭하거든. 그건 확철대오(廓徹大悟) 하지 못했다는 뜻이고.

“저 사람 변했어” 욕일까? 칭찬일까? “저 사람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 욕일까 칭찬일까?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변해야 할 것은 변하지 않고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변한 사람은 욕을 먹고 그 반대는 칭찬을 받는 거지.

“15세는 지학(志學)이요, 30세는 이립(而立), 40세는 불혹(不惑), 50세는 지천명(知天命), 60세는 이순(耳順), 70세는 종심(從心)이니라”

공자표 나이별 목표, 멋지지. 사람은 그렇게 변해야 하는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잘 구분하여 성장한 사람, 그러면 아름답고 멋져.

“젊어서 보수면 가슴이 없고, 늙어서 진보면 머리가 없다.” 혹은 “젊어서 사서 고생을 해야 늙어서 후회하지 않는다.”라는 말도 멋진 경험법칙이잖아.

그렇다면,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는 가르마가 있을까? 

법정 스님은 “새들이 떠난 숲은 적막하다”라고 했지만, “새들이 떠나야 비로소 빈 둥지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거든. 떠나야 비로소 존재의 가치를 알 수 있는 ‘상실의 역설’이 가르마의 기준인 것 같아.

 

 

우리 삶을 구성하는 것에는 많은 것이 있잖아? 나, 가족, 직장, 공동체, 사회, 국가는 물론 개인의 건강, 우정, 우애, 사랑, 신뢰, 의리, 비난, 배신, 험담, 음해 등등 이 중에 상실이 되면 안 되는 것은 변하지 말아야 하고, 상실이 되어도 괜찮은 것은 변해도 되는 거지. 또 하나 있어. 사실 남과 비교하는 품목은 상실되어도 괜찮은 것이 많아.

우리가 이를 알면서도 잘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간이 언제나 내 편”이라는 착각 때문이야. 시간은 영원히 내 그것으로 생각하지만, 시간은 언제나 오늘만 존재해. 그러니 소중한 일을 자꾸 뒤로 미루게 되고.

<천자문>에 이런 말 있는 거 알아? 제57구 ‘肆筵設席(사연설석), 鼓瑟吹笙(고슬취생)’, “댓 자리를 펴서 앉고, 비파를 타며 생황을 부네.” 삼선 평어는 “도광양회, 칼집에서 칼을 뽑을 때는 천하가 움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칼에 손도 대지 말라.”

 

 

그래, “풀잎이 움트고 부드러울 때 형제를 불러 노닐고, 비파를 타고 생황을 불 때 친구를 불러 우정을 나누어라.” 멋지지. 다 변할 때가 있는 거야. 그때를 놓치면 허황하고. 아직도 20대 때의 이념이 최고라고, 언빌리버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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