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식 대표기자/발행인 겸 편집인
김충식 대표기자/발행인 겸 편집인

[공감신문] 김충식 기자=정치에서 개인은 ‘독자적 목소리’를 가질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의 행보는 철저히 그 반대였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대신, 특정 인물과 사건을 둘러싼 방패막이 역할에 스스로를 가두었다.

이번 사퇴는 조국혁신당 내 성비위 사건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이 2차 가해 논란으로 비화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진상조사 요구까지 불러온 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표면적인 계기일 뿐이다. 최 전 원장의 정치적 기반은 이미 오래전부터 허물어지고 있었다.

그 시작은 ‘조국 사태’였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 가족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모두 걸었다. 결국 조 전 장관의 딸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의원직을 상실했고, 이후에도 반복된 말실수와 논란으로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

정치인은 누구나 특정 세력이나 인물에 기대어 성장할 수 있지만, 최강욱처럼 ‘자기 정치’를 구축하지 못한 채 타인의 방패로만 남는 순간, 그 정치적 생명은 급속히 소진된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최강욱의 존재감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조국혁신당과의 미묘한 관계, 반복된 논란, 당내 여론 악화는 그를 ‘관리해야 할 부담’으로 만들었다. 이번 사퇴 역시 민주당의 요구와 압박 속에서 불가피한 수순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정치적 교훈은 분명하다. 정치인은 특정 인물의 그림자 속에 머무를 수 없다. 개인의 목소리와 노선, 자기 정치의 비전이 없으면, 그가 지키려 했던 인물조차 끝내 지켜내지 못한다. 최강욱 전 원장은 바로 그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충성의 정치는 오래가지 못한다. 살아남는 것은 결국 국민을 위해 소신있는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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