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우 원장
박진우 원장

치아는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한 발치를 피하고 보존하는 것이 치료의 원칙이다. 그런데 치아 보존을 위해 신경치료를 마친 뒤에도 통증이 계속되거나 염증이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치아를 살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치근단절제(Apicoectomy)’이다. 이 수술은 신경치료로 접근할 수 없는 뿌리 끝의 병변을 직접 제거해 치아를 보존하는 치료법이다.

치근단절제술은 치아 뿌리 끝에 생긴 염증이나 낭종을 외과적으로 제거하는 수술로 보통 신경치료를 받은 후에도 뿌리 끝 주변 조직에 세균이 침투하거나, 치근관의 해부학적 구조가 복잡해 약물이 끝까지 도달하지 못할 때 시행된다. 재신경치료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치아의 뿌리 끝을 절제해 염증 부위를 직접 정리함으로써 통증과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목적이다.

시술은 국소마취 하에서 진행된다. 잇몸을 절개해 치근단 부위를 노출시킨 후, 염증 조직과 함께 감염된 뿌리 끝 부분을 절제한다. 이후 남은 부위에는 특수 충전재를 이용해 세균이 재유입되지 않도록 밀폐한다. 치료 부위는 봉합 후 회복을 거치며, 일정 기간 동안 염증이 사라지고 잇몸뼈가 다시 형성되는 과정을 통해 치아가 안정된다. 환자는 수술 다음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대부분의 통증은 수일 내로 완화된다.

치근단절제술이 필요한 대표적인 경우는 신경치료 후에도 지속적인 통증이나 잇몸 부종이 나타나는 경우, 혹은 치근단 부위에 낭종이나 고름주머니가 형성된 경우다. 엑스레이나 3D CT 촬영을 통해 병변의 크기와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한 후, 보존 가능한 치아에 한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염증이 광범위하게 퍼져 치근 구조가 손상되었거나, 잇몸뼈의 지지가 부족하다면 발치를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이 치료 성공의 핵심이다.

수술 후에는 감염 방지를 위해 항생제와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며, 며칠간은 자극적인 음식과 강한 양치질을 피해야 한다. 또한 술, 담배, 과도한 운동은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어 삼가는 것이 좋다. 잇몸 절개 부위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약 1~2주 정도가 걸리며, 이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치근단 부위의 회복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치근단절제술은 치아를 보존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의 치료로, 발치 후 임플란트나 브리지로 대체하지

않고 자연치아를 유지하면서 기능을 회복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치아의 뿌리가 지나치게 짧거나 금이 간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수술 전 세밀한 진단과 숙련된 술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최근에는 현미경과 초음파 기구를 이용한 미세수술 방식이 도입되면서 치근단절제술의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다. 미세한 시야에서 감염 부위를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어,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회복 기간을 단축시킨다. 또한 치근단 충전재로는 생체적합성이 뛰어난 MTA(Mineral Trioxide Aggregate)나 바이오세라믹 재료를 사용해 재감염 위험을 낮추고, 장기적인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치근단절제술은 신경치료의 연장선상에서 치아를 살리는 방법으로, 조기에 정확한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오랜 기간 자연치아를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신경치료 후에도 지속적인 통증이나 부종이 반복된다면 단순 염증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적인 검진을 통해 치근단절제술의 필요성을 평가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분당 진서울치과 박진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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