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감신문] 이혜정 기자=서울에서 휘발유 가격이 약 9개월 만에 다시 1천800원을 넘어서면서 소비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는 국제유가 및 환율 상승과 유류세 인하 조치의 영향이 절묘하게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18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지역 주유소에서는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휘발유 평균 판매가가 전날보다 리터당 4.27원 오른 1천801.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인 1천729.66원과 비교해 서울이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휘발유 가격이 이 같은 수준을 기록한 것은 지난 2월 6일 이후 처음이며, 이대로면 올 초 최고치였던 1천807.96원을 곧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유 역시 오름세를 보이며 전국 평균 1천636.13원, 서울에서는 1천709.75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 유가는 최근 3주 동안 꾸준히 상승했다. 국제 시장에서의 석유제품 가격 반등과 환율 인상으로 인해 수입 원유의 단가가 증가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된 영향도 반영되어 있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상승폭은 더욱 크다.
정부는 소비자 물가에 관한 우려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달 초 유류세 인하율을 조정하면서 휘발유에 대해서는 기존 10%에서 7%로, 경유 및 액화석유가스는 각각 15%에서 10%로 인하 범위를 축소했다.
유가의 상승은 물류 및 유통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지며 연말 소비자 물가에 변동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 10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4% 상승을 기록했고, 그 중 석유류의 경우 4.8%의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주시하는 한편, 관련 업계와 논의의 자리를 마련해 왔다. 산업부는 13일 석유 시장 점검 회의를 개최하며, 석유제품 가격의 과도한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업계에 협조를 요청했다.
현재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뚜렷한 하락세로 전환되지 않는 한 국내 유가의 상승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추가적으로 연말 성수기 소비 증가와 환율의 변동성 역시 가격 하락을 저지하고 있어 소비자 부담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 국내 석유업계 관계자는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와 국제 석유상품의 불안정한 수급 상황이 겹치는 상황에서 국제유가의 강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