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중국과의 갈등이 커지며 현지인과 중국인 건설현장 노동자 간의 다툼이 격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중국과의 갈등이 커지며 현지인과 중국인 건설현장 노동자 간의 다툼이 격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공감신문] 허은영 기자=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중국과의 갈등이 커지며 현지인과 중국인 건설현장 노동자 간의 다툼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5일 북부 추이주 콘스탄티노프카 마을에서 발생했으며, 좁은 도로에서의 통행 문제로 일어난 말다툼이 패싸움으로 번졌다.

사건의 결과로 한 키르기스인 노동자가 뇌상을 입고 입원했으며, 당국은 현지인 16명을 체포하고 중국인 일부를 포함한 다른 44명을 조사 중이다. 이러한 충돌은 오는 30일 총선과 19일 예정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문을 앞두고 발생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별히 경찰이 체포 장면을 담은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경찰에 대한 항의가 증가하고 있다. 비슈케크에서는 이러한 불만이 대규모 시위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비상 대책을 마련 중이다.

키르기스스탄의 사디르 자파로프 대통령은 이 사건을 정치적 문제로 확대하지 말 것을 촉구하며, "일상적 갈등을 국가 간의 문제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젠베크 쿨루바예프 외무장관 또한 중국인들이 현지에서의 활동이 비자 기간 내에서 합법적임을 밝히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이번 상황은 중국이 키르기스스탄의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다수의 중국인 노동자들이 현지로 유입되고, 이에 따라 반중 감정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 발생했다. 중국은 키르기스스탄에 대한 최대 채권국으로, 현지 외채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과 중국 간의 충돌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으며, 대표적으로 2011년과 2019년에 발생한 금광 개발 관련 마찰에서 양측 간의 갈등이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과거 사례들은 현지 주민들이 중국의 개발 활동에 대한 환경적 영향을 우려하며 반발했던 사건들이다.

중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현지인의 반감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번 패싸움은 양국 관계의 민감성을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다. 키르기스 당국은 중국인 노동자들에게 현지인을 존중하며 평화로운 관계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