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감신문] 허은영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종전 협상에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복잡한 국내외 정치적 상황 속에서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내에서 발생한 부패 스캔들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 협상안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큰 반발에 직면해 있으며, 이 조건을 수용하는 것은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종전 협상 초안은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넘기는 대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포기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나토의 '집단방위'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지만, 이러한 조건들은 사실상 항복과 다름없다는 국민의 인식이 크다.
안드리 자고로드뉴크 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러한 협상안이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더 큰 전쟁의 위험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국민들은 이를 러시아의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한 임시적 중단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란츠-스테판 가디 유럽 군사 전문가 또한 우크라이나 군대가 무너질 상황은 아니며 여전히 강한 결의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정치적으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그의 코미디언 시절 동업자였던 티무르 민디치 등의 부정 사건이 불거지며 정치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비리 사건의 직접 연루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관련자들이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의혹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드미트로 쿨레바 전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국민이 원치 않는, 수용할 수 없는 극도의 고통스러운 계획에 동의할 정치인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크라이나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지속적으로 저항할 수는 없다. 지원 중단과 같은 조치가 취해질 경우 우크라이나는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종전안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대표단과의 대화가 진행 중임을 언급하며 "미국이 우리의 입장을 듣고 있다는 신호가 있다"고 말했다.
조만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두 정상의 만남에서는 영토 문제 등 주요 안건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방문 일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