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감신문] 허은영 기자=홍콩 당국이 일본과의 공식 교류 행사를 잇따라 취소하면서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강화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최근 몇 주간 중국 본토의 제한 조치 '한일령'에 따른 흐름에 동참하는 듯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홍콩 당국은 다음 달 예정되었던 미우라 준 일본 총영사와의 경제 정책 회의를 취소해 달라는 요청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고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홍콩 경찰 고위 간부도 일본 총영사관 주최 행사에 불참할 것임을 알리며,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참석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홍콩의 투자유치 기관인 인베스트HK가 계획했던 일본과 홍콩 간 기업 교류 행사가 연기되고, 일본 총영사관에 참석할 필요가 없다는 통보가 전달되었다는 점에서 교류 축소의 흐름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이번 조치들은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대만 유사시'가 일본의 집단 자위권 발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발언에 이어 중국 본토가 일본과 경제·문화 교류를 단절하는 이른바 '한일령'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본토는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 방영 중단 및 영화 개봉 연기 등의 조치를 실시한 바 있다.
홍콩 정부는 또한 일본에서의 중국 국적자에 대한 공격 증가와 관련해 일본 여행 자제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캐세이퍼시픽 항공을 비롯한 홍콩 항공사들은 일본 여행 예약 승객들에게 계획을 변경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2012년 일본이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하여 중일 관계가 악화되었을 때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당시 홍콩은 '일국양제' 체제 아래에서 일본과 교류를 단절하지 않았으나, 최근 홍콩이 중국 본토와 더욱 밀착되는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에 대만은 일본산 식품 수입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며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만 총통은 일본산 해산물로 만든 초밥 사진을 게시하며 일본과의 연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홍콩과 대만의 상반된 행보가 주목되는 가운데, 앞으로의 양국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