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증오의 정치 벗어던지고 상생·협치 찾아야
지난 8월 14일 전현희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 사망한 권익위원회 간부의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영부인을 “살인자”라고 외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 의원은 권익위원회 A 국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 사건의 배후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있었다며 “김건희는 살인자”라고 외쳤다.
이날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통령실은 전 의원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패륜적 망언"이라고 규정하고 “국민을 향한 모독”, “공직사회를 압박해 결과적으로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다름 아닌 민주당”이라는 비판과 함께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의힘도 전 의원의 발언에 “용서할 수 없는 반인륜적 폭언”이라고 맹비난하며 전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당 소속 의원 108명 전원 명의로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 누군가를 살인자라고 공개 지목해도 되는 갑질의 권한이 아니다”라며 “하물며 국회의원이 대통령 부부에게 살인자라고 외치는 것은 삼권분립 헌법체계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건희가 살인자? 그럼 이재명은?
김건희 여사를 살인자라고 한 전 의원의 발언을 두고 국민들은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표를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않다.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화천대유라는 특정 회사에 거액의 이익을 몰아넣었으며 이를 감추기 위해 50억 클럽 등 법조인과 언론계 등에 무차별적으로 로비를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건과 연관된 인물 중 사망한 사람은 3명이다.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은 2021년 12월 10일 사망했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은 2021년 12월 21일 사망했다. 이재명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 시민단체 대표 이 모 씨는 2022년 1월 11일 사망했다. 이재명과 엮인 이들은 불과 한달 사이에 모두 사망했다.
이 외에도 이재명 대표의 부인인 김혜경씨의 법카 유용 의혹과 관련해 배 모 씨 지인 A 씨는 2022년 7월 26일 사망했고, 성남FC 의혹 등과 관련해 전 이재명 비서실장 전 모 씨는 2023년 3월 9일 사망했다.
이 두명까지 합치면 이 대표 주변에서 사망한 사람만 다섯 명이다.
그럼, 김건희 여사가 살인자라면 이재명 대표는 무엇인가? 전 의원은 이 질문에 납득할 만한 대답이 있어야 할 것 같다.
◆ 네편 내편 나뉘고, 증오만 남은 정치
전 의원은 왜 김건희 여사에게 ‘살인자’라는 말을 내뱉었을까?
섣불리 판단할 순 없지만 이는 자기편 사람들의 잘못이나 우려스러움을 보지 못하고 상대방의 과오에만 집중하는 ‘증오’가 밑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입법부에서 당적은 다르지만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공부하고 의견을 나누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기억해 보려 하니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너네당, 우리당으로 나뉘어져 상대 당은 없어져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 국회의 현 주소인 듯해 더 씁쓸하다.
우리 정치는 언제쯤 이런 막말과 증오, 또 힘으로 짓누르려는 정치가 아닌 상생·협치의 정치를 볼 수있을까?
이런 정치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국민의 마음을 아는 정치인은 있기나 한 걸까. 무더운 여름 국회에서 들리는 시원한 소식, 상생·협치의 정치가 이루어지길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