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말라 해리스. 사진=연합뉴스
카말라 해리스. 사진=연합뉴스

[공감신문] 박성근 기자=민주당은 시카고에서 열린 당협의회에서 최근 몇 년간 여성권리에 대한 공화당의 정책이 여성과 가족의 건강과 자율성에 끼친 영향을 비판했다. 민주당원들은 특히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 뒤집기 이후 생긴 사태를 두고 공화당이 다시 집권한다면 그 결과가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은 주목을 받았다.

카말라 해리스는 이번 주 당협의회 연설에서 "그들은 제 정신이 아니다"고 단언하며 공화당이 미국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상황을 강조했다. 그녀의 연설은 임신 중 겪은 어려움과 의료 서비스 접근에 고난을 겪는 여성들의 증언으로 시작되어, 과거 힐러리 클린턴의 2016년 대선 캠페인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캘리포니아주 상원 의원 라폰자 버틀러는 "이 선거는 인종이나 성별보다 더 큰 문제"라며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부연했다. 힐러리 클린턴의 2016년 대선 당시에는 트럼프의 당선뿐만 아니라 그가 임명한 대법관들이 낙태에 대한 헌법적 권리를 무효화할 가능성은 극히 낮게 보였다. 하지만 2년 전 대법원의 결정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민주당은 로 대 웨이드 판결 뒤집기 이후 발생한 일련의 낙태 금지 법안을 정치적 동력으로 삼아 전진하고 있다. 뉴욕주 상원의원 키르스텐 질리브랜드는 당시 법적 평등과 재생산의 자유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고 믿었던 많은 사람들이 위험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질리브랜드는 "권리 박탈이 매우 심각하고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경각심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카말라 해리스는 첫 흑인 여성 부통령이자 첫 남아시아계 부통령으로서, 역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그녀가 당선된다면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될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해리스의 출마를 자신이 이루고자 했던 꿈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있다. 월요일 연설에서 클린턴은 "그 유리천장 너머에는 카말라 해리스가 손을 들어 취임 선서를 할 날이 있을 것이다"라며 환호하는 군중들에 말했다.

해리스는 이러한 역사적인 맥락을 대놓고 강조하지는 않으나, 이번 주 연설에서 그녀가 어렸을 때 들었던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독려를 상기시켰다. 목요일 연설에서는 "모든 미국인을 대표하여" 파티의 후보로 지명되는 것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일부 유권자에게는 해리스의 출마가 큰 의미가 있지만, 또 다른 이들은 정체성을 논의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필라델피아 최초의 여성 시장 셰렐 파커는 "때로는 '첫 번째 여성'이라는 표현이 그 사람의 능력보다 강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민주당 여성들은 클린턴의 도전이 미국인들에게 여성 대통령 후보가 어떤 모습과 목소리를 가질 수 있는지를 알려주었던 덕분에 해리스가 이번에는 더 넓은 정의를 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매사추세츠 주지사 마우라 힐리는 "오늘날의 초점은 훨씬 더 전체론적인 정체성을 논의하는 것 같다”며, 클린턴은 유리천장을 깼다고 덧붙였다.

해리스의 인종적 정체성을 공격하려는 트럼프와 공화당의 시도는 기각되고 있지만, 민주당은 성차별적 혹은 인종차별적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이번 주 미셸 오바마는 당내 사람들에게 자만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카말라의 모든 움직임을 비난하려는 사람들이 준비되어 있다"고 말했다.

금요일, 트럼프는 진실 사회 메시지를 통해 "내 행정부는 여성과 그들의 재생산 권리에 훌륭하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이미 주도권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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