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감신문] 전지선 기자=전국 주요 의과대학들이 2학기 개강을 맞이했지만,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반발로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율이 저조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각 대학은 수강 신청을 독려하고 학칙을 개정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의료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는 더욱 심화하고 있으며,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의료 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대학교의 경우 이번 가을학기 개설된 전공 필수 과목 37개 중 수강 신청 비율이 35.6%에 그쳤다. 이는 작년 가을학기 36개 과목의 수강 비율이 89.3%였던 것과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 같은 상황은 전국적으로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상남도에 위치한 경상국립대학교 의대의 경우, 전체 의대생 440여 명 중 단 9명만이 의대로 복귀했다. 부산 지역의 대부분 의과대학도 2학기 수업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이 복귀하지 않은 상태다. 인하대학교 의대는 2일 개강했으나 재학생 281명 중 12명만이 수업에 참여했다.
충남대학교에서는 의대생 600여 명 중 20명가량만이 등록을 마쳤으며, 충북대학교는 의예과 및 본과 학생 300여 명 중 13명만이 수강 신청을 한 상태다. 전남대학교 의대의 경우, 1학기에는 휴학이 불가능했던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이 2학기에 들어서 추가로 휴학계를 내면서 휴학자가 더욱 증가했다.
대학 측은 집단 유급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수강 신청을 독려하거나 학칙을 개정하는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충북대학교는 학생들에게 안내문을 발송해 6일까지 수강 신청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으며, 등록금 납부 기한도 12월 말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서울대학교는 봄학기 성적 처리 기한을 10월 말로 연장하고, 의과대 차원에서 가을학기 학사 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전북대학교는 학사일정운영위원회를 열어 학기 구분을 학교 운영에 따라 조정할 수 있도록 학칙을 개정했다. 제주대학교 역시 유급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학기제 방식의 의대 교육 과정을 학년제로 전환했다. 경북대학교는 1학기 수업 미참여 학생을 대상으로 1학기를 11월 15일까지 연장 운영하고, 방학 없이 2학기를 바로 이어서 진행할 계획이다. 강원대학교는 미이수 과목에 대해 F 처리를 하지 않고 I(미완) 학점으로 남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복귀율은 크게 증가하지 않아 대학 측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경상국립대학교 의대 관계자는 "교육부는 최대한 많은 학생이 돌아올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미복귀 학생들에 대해 휴학 처리를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