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감신문] 유안나 기자=전국 곳곳에서 응급실 진료가 중단되면서 의료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대형병원들은 응급실 '셧다운'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촉발된 인력 부족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진료 제한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응급의료 서비스에 심각한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강원대병원과 세종 충남대병원, 건국대 충주병원 등이 야간이나 주말에 응급실 운영을 중단해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강원대병원과 세종 충남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인해 야간 응급실 운영을 할 수 없다고 밝혔고, 건국대 충주병원 역시 인력 부족으로 야간 및 휴일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다.
지난 2월 전공의들이 대거 병원을 떠난 이후, 전국의 응급실 진료 제한은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날 오전에도 서울시내 권역응급의료센터 7곳 중 서울의료원을 제외한 6곳에서 일부 환자의 진료가 제한된 상태였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 및 응급환자의 진료를 담당하는 거점 병원으로, 서울에는 △서울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 △서울의료원 △고려대구로병원 △이대목동병원 △한양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등 7곳이 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과 고려대안암병원은 각각 안과 응급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했으며, 한양대병원은 수술이 필요한 중증 외상 환자나 정형외과 환자, 정신과 입원 환자를 수용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
중증 외상 환자가 응급실에 방문하면 응급의학과 의사뿐만 아니라 필요한 수술을 할 외과 의사가 있어야 한다. 심근경색 환자의 경우, 심장내과나 흉부외과 의사의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필요한 의사가 없으면 응급실에 병상이 남아있어도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지역의 응급의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서울의 경우 의료기관이 많아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이지만, 지역에서는 배후 진료 인력의 부족으로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에 대한 우려도 크다. 경증 환자를 분산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들을 수용할 병의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준범 순천향대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실 진료 역량이 이미 크게 떨어져 있어, 연휴 동안 갈 곳 없는 환자들이 더욱 고통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