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료개혁과 관련해 "응급실 의사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으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비상진료 체제가 원활하게 가동돼 있고 현장에서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관계자도 헌신적으로 뛰고 있기 때문에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 발언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실제 의료현장에선 119 구급대원이 응급환자를 싣고 와도 받아 주는 의사도 병실도 부족해서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병원에 도착한다고 해도 적게는 4시간 많게는 12시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응급실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어느 지역의 어느 병원을 두고 말하는지 의아심이 생긴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지난 3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게 가동이 되고 있는지 딱 2시간만 와서 보면 엄청나게 문제가 있고, 사람들이 대단히 많은 불편을 겪고 있고, 실제로 아주 위험한 의료행위를 어떻게든 이 사람들이 버티고 있는지를 아실 수 있을 것”이라며 “현실과 너무 괴리가 심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의사가 부족한 것은 맞다. 그럼 의사가 왜 없는지, 당장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환자를 어떻게 응급 처치를 받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정부가 대통령부터 의료 현장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발언에 응급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가족과 생사를 달리한 국민들은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응급실의 비정상적 운영 실태에 대해 누군가 대통령께 잘못 전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 그대로를 전달해 드리고 싶다. 병원 응급실이 정말 제대로 잘 운영되고 있는지 응급실에 두 시간만 아니, 한 시간만 있어 보시라고.

병원 응급실에 제 발로 오는 환자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응급환자들로 119를 타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7월엔 전주의 한 병원에서 응급실이 없어 경기도 분당의 제생병원으로 사설 앰블런스로 올라온 응급환자도 있었다.

대통령께서 바라보는 응급실 시각과 국민이 느끼는 응급실 상황은 너무 차이가 크다. 제대로 된 정책과 진단이 나오기 위해서는 응급실 상황을 보고 받지 말고 현장에서 직접 봤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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